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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항공사들, 고속철 확장에 '좌불안석'

승객 이탈 예상따라 국내선 존폐 기로… "해외 노선 늘려 생존 모색"


중국 항공사들이 고속철 때문에 생존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고민에 빠졌다. 중국 정부가 고속철 망을 대대적으로 깔면서 기존의 항공기 승객들이 값싸고 편리한 철도 쪽으로 대거 발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국내 최대 항공사인 남방항공이 지난 28일 경기 회복에 따른 여행객 증가로 지난 3분기 2억8,400만위안(4,200만달러)의 순익을 올리며 전년 동기의 8억3,000만위안 손실에서 흑자 반전했다고 발표하는 등 주요 항공사는 일제히 흑자 반전했다. 하지만 쾌속으로 확장되는 고속철 때문에 좌불안석이다. 쓰시안민 남방항공 회장은 이날 "(고속철 때문에) 국내 항공 운행편이 절반 이상으로 떨어질 것이다"며 "항공사가 생존하는 유일한 방법은 해외 노선을 넓히는 것이다"고 말했다. 중국 항공사들이 살아남기 위해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국제 항공시장에도 강력한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1,109km(2007년 기준)에 불과한 고속철 노선을 2020년까지 16배 이상인 1만8,000km로 늘린다는 계획을 확정하고 중국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고속철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0년이 되면 세계 고속철 의 절반 이상이 중국에 있게 될 전망이다. 비행 거리 1시간 안팎의 단기 노선은 고속 철도를 이용하는 것이 가격 측면뿐 아니라 이동 시간도 같거나 짧아 기존 항공 노선은 존폐의 기로에 놓여있다. 중국 국내 최대 항공사인 남방항공은 베이징과 산씨성 타이위안간 고속철이 최근 생기면서 기존 승객의 60%를 잃었다. 3~5시간 걸리는 장기 노선도 철도 가격이 기존 항공 노선의 60% 안팎에 불과해 항공기 승객들이 점점 철도 이용을 선호하고 있다. 항공기를 이용할 경우에 까다로운 보안 검색 등 지체 시간이 많고 공항이 대부분 시내 외곽에 있어 이래 저래 이동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도 단점이다. 반면 철도역은 대부분 시내 한복판에 있는데다 보안 및 탑승 절차도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간 고속철이 놓일 경우 운임 가격은 현재 항공 가격의 60% 수준인 700위안(103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럽도 과거 고속철 노선이 본격적으로 깔리면서 기존 항공사 노선이 아예 없어지거나 대폭 축소되는 경험을 겪은 바 있다. 프랑스 파리와 리용을 잇는 항공 노선 시장은 고속철이 생기면서 10%로 축소됐다. 2020년 중국 고속철이 완공되면 기존 항공 노선의 80%를 커버하게 돼 중국 항공사가 국내 시장에 의존하는 현재의 수익 구조를 개선하지 않을 경우 엄청난 재무 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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