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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서둘러야 할 '한-중미 FTA'


[26일자 기고]김병섭 주 엘살바도르 대사


중미지협(地峽)에 목걸이 구슬처럼 늘어선 과테말라·엘살바도르·온두라스·니카라과·코스타리카·파나마 등 6개국은 여러 면에서 북미와 남미의 특징을 두루 가지고 있으며 시차를 두고 마야문명과 잉카문명이 영향을 끼친, 두 문명의 변경이기도 하다. 오늘날에는 파나마운하, 곳곳의 화산과 온천, 생태관광, 고급커피 생산국들로도 잘 알려져 있다.

중국 진출 빨라져 시장 선점 시급

우리가 북미 및 남미국가들과 잇달아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서 중미는 우리의 미주대륙 FTA 전략에서 '잃어버린 고리(missing link)'가 되고 있다. 주요 FTA를 마무리한 이제 우리가 눈을 돌려야 할 지역이 바로 중미다. 우리와 중미 6국 간의 무역은 연간 50억달러∼60억달러로 우리 전체 무역의 0.45%에 불과하지만 매년 약 25억달러의 흑자를 안겨주고 있다. 자동차·전자제품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꾸준하지만 현지 유통업체들에 따르면 최근 우리 수출의 신장세가 꺾이고 있다. 엔저 등 환율의 영향도 있겠으나 중국 상품의 진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과 수교한 코스타리카를 제외한 다른 5개국은 대만과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정치·경제·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대만의 영향력이 크다. 그러나 이미 중국계 자본이 니카라과운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사례에서 보듯이 중국·중미 관계는 당분간 미수교상태에서 경제교류를 크게 늘려가는 소위 중미판 '정냉경열(政冷經熱)'의 양상을 보일 것이다. 앞으로 중국의 본격 진출은 시간 문제이며 이에 대비한 우리의 중미시장 선점을 위한 통상전략이 시급하다. 특히 이 지역은 신재생에너지, 폐기물 재활용, 용수처리 등 친환경비즈니스 분야에 강점이 있는 우리 중소기업들의 진출이 기대되는 곳이다.



한·중미 FTA는 동포정책에서도 의미가 크다. 중미는 지리적으로 미국시장과 인접한 데다 미국의 특혜관세, 우수한 노동력, 온화한 기후 덕분에 진작부터 봉제 등 섬유산업이 발달했고 우리 기업들도 일찍부터 이곳에 투자해 대미수출의 교두보로 활용해왔다. 동포 경제에서 섬유산업의 비중이 워낙 크다 보니 섬유산업 경기에 따라 일부 국가에서는 동포 수가 십여년 만에 10분의1로 줄어드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FTA는 이처럼 다양한 업종의 국내 중소기업에 활로를 열어주는 한편, 동포 경제를 다각화하고 본국 중소기업계와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다.

친환경사업 강점 중기 시장 개척 기대

중미 국가들은 우리 정부 수립 당시부터 지원을 아끼지 않은 우방이었고 남북한 문제와 국제기구 선거에서도 꾸준히 우리를 지지해왔다. 이러한 우호협력 관계를 경제통상 관계로 확대해나가야 한다. 더구나 중미 지역이 전통적으로 스페인어권 및 카리브 국가들과 긴밀한 관계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우리의 대중남미 외교, 쿠바를 비롯한 대카리브권 외교에서도 든든한 우군이 돼줄 것이다.

때마침 지난 3월3일 국회에서도 '국회중남미포럼'이 출범했다. 한·중미 FTA가 우리 미주대륙 FTA망의 잃어버린 고리를 마저 잇고 우리 경제에 6개국의 새로운 경제영토와 함께 중미발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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