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기자의 눈] 미국의 불법 이민자

‘그들은 누구인가.’ 일은 열심히 하지만 가난하다. 그리고 자녀들의 고등학교 졸업 비율은 낮다. 10년 전만 해도 캘리포니아에 절반 이상이 살았지만 지금은 미국 전역에 뿌리를 내리고 산다. 이들에게 가장 큰 목표는 친지나 친구들을 데려와 사는 것이며 자기 아이는 합법적으로 미국 영주권을 받고 일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미국의 MSNBC는 이들을 1,200만명에 달하는 미국 내 불법 이민자라고 정의했다. 이런 소박한 꿈을 가진 불법 이민자들이 최근 큰 고통을 겪었다. 하지만 이젠 마음을 놓아도 될 것 같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불법 체류자들을 합법화하는 ‘초청 노동자 프로그램’으로 불법 이민 문제 해결 방법의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보수파들이 여전히 이에 반대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민자 구제 법안이 상원 법사위를 통과한 만큼 불법 이민자들은 미국 영주권을 받고 합법적으로 일하는 희망을 가져도 괜찮을 듯싶다.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은 그동안 다양한 인종과 문화 유입에 개방적이라고 자부해왔다. 그러나 불법 이민자에 대해서는 유독 깐깐한 태도를 유지했다. 20년 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270만명의 불법 이민자를 일괄 구제한 것 외에는 미국 정부가 불법 이민 문제에 수수방관하기만 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게다가 현실과 맞지 않는 이민정책은 결국 오늘날 불법 이민을 급증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미국 정부에 따르면 한 해 외국인 노동자 수요가 150만명이나 되는 데 반해 합법적인 외국 근로자 유입 인구는 100만명 수준에 불과하다. 외국인 노동자를 많이 받아들일수록 안보에 구멍이 생길 여지가 높아지고 자국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위협받는다는 논리로 유입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늦게라도 미국 정부가 이런 현실을 인정하고 개선책을 내놓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다만 앞으로 부시 행정부의 이민 개혁안이 의회에서 최종 통과되기까지 미국 내 보수파들이 어떤 강수를 들고 나올지 걱정스럽다. 또 이번 대책이 레이건 때와 마찬가지로 임시 방편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인들보다 더 열심히 일하고 미국 노동력의 5%를 담당하는 ‘그들’의 존재를 이제는 미국이 법적으로 인정해야 할 때가 아닐까.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