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는 10일(현지시간) 금리결정회의를 열고 지난 두달 간 총 3,250만파운드 규모의 자산을 매입했던 양적완화 정책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는 기존의 0.5%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영국 내 물가상승률이 가팔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영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에 비해 3.4%나 뛰었고 3월에도 정책 목표치인 2%를 한 참 웃도는 3.5%까지 치솟았다. 이는 주요 7개국(G7)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물가에 영국이 일찌감치 칼을 빼들지 못했던 것은 경기가 침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통계청에 의하면 올해 1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0.2% 후퇴해 지난해 4ㆍ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물가 상승률이 가팔르면 경기도 살아나야 되는데 영국은 물가도 높고 경기도 불황에 빠져 있는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나고 있던 것이다.
그러나 이날 영국의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제조업 생산이 전달보다 0.9%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등 경제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자 바로 물가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BOE의 이번 결정이 영국의 출구전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음 분기 성장이 둔화되는 등 경기침체가 확인되고 물가 상승 압박이 줄어든다면 BOE가 자산매입프로그램을 다시 가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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