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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CES와 '디지털코리아'

“경쟁사들이 우리의 TV 디자인을 따라오고 있습니다. 자존심 상한 일본 회사들이 크기경쟁을 펼치지만 시장에서는 의미가 없습니다.”(최지성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 “듀얼포맷플레이어기술은 차세대 영상플레이어시장을 선도하는 블루오션이 될 것입니다.”(이희국 LG전자 CTO 사장) 지난 8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2007 CES’에서 만난 국내 가전 업계 관계자들은 경쟁 업체들을 뒤쫓아가는 데 급급했던 과거와 달리 한결같이 새로운 기술과 시장의 트렌드를 제시하는 자신감을 보여줬다. 특히 LG전자가 이번 CES에서 선보인‘듀얼포맷플레이어’는 차세대 저장장치의 기술표준을 놓고 블루레이 진영과 HD DVD 진영으로 나뉘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관련 업계에 큰 파문을 던졌다. 기존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표준화경쟁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LG전자의 ‘듀얼포맷플레이어’는 이번 CES에서 국내 업체 처음으로 세계적인 정보기술(IT)잡지 CNET이 선정하는 ‘CES 올해의 제품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세계 TV시장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는 다양한 라인업의 고화질(풀HD)제품을 선보여 화질경쟁을 선도하고 ‘2007년형 보르도’ 등 파격적인 디자인의 TV를 선보였다. 크기에만 집착해 108인치 LCD TV를 내놓고 세계 최대 크기를 선전하는 일본 샤프전자가 오히려 시대의 흐름을 놓친 것 같아 안쓰러워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여전히 과제는 남아 있다. 미국 TV시장에서 수십년간 부동의 1위를 지켜온 소니의 브랜드 파워와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따라잡기에는 아직 국내 기업들의 역량이 모자라다. 실제 CES 기간 중 소니 부스는 행사 기간 내내 TVㆍ게임 등 다양한 제품들과 관련된 관계자들로 막판까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제2, 제3의 삼성전자ㆍLG전자가 탄생해야 한다. 눈에 띄는 전자기업이 단 2곳에 불과한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소니와 파나소닉을 필두로 샤프ㆍ도시바 등 전통의 강호들이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하루하루 생존경쟁을 벌이는 치열한 전쟁터에서 선수층이 두터워야만 장기전에서 유리한 것은 당연지사다. 국내 전자 업계가 이번 CES를 통해 선구자의 자긍심과 책임감을 가짐과 동시에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서 어떤 도전이 필요한지 되새겨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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