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꿈의 무대' 월드시리즈 첫 등판

한국인 메이저리그 개척자 박찬호(36ㆍ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마침내 '꿈의 무대'를 처음으로 밟았다. 박찬호는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뉴욕양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뉴욕 양키스와의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 2차전에 1대2로 뒤진 7회말 무사 1, 3루에서 페드로 마르티네스에 이어 두번째 투수로 등판해 0.1이닝을 던졌다. 지난 1994년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박찬호는 텍사스 레인저스(2002~2005년)-샌디에이고 파드리스(2005~2006년)-뉴욕 메츠(2007년)-LA 다저스(2008년)를 거친 뒤 올해 5번째 팀인 필라델피아에서 미국 진출 15년 만에 생애 첫 월드시리즈 출전의 꿈을 이뤘다. 박찬호는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소속으로 우승 반지를 꼈던 김병현(30)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두번째로 월드시리즈 마운드에 섰다. 비록 두 타자만 상대하며 7개의 볼을 던졌지만 박찬호 자신과 한국 팬들로서는 감격적인 장면이었다. 기록은 1피안타와 1탈삼진, 1실점(비자책). 무사 1, 3루 위기에서 등판한 박찬호는 호르헤 포사다에게 148㎞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꽂아 넣는 등 정면승부를 벌이며 볼 카운트 2-1로 유리한 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바깥쪽에 던진 4구째 147㎞짜리 싱커를 포사다가 중전 안타로 연결하면서 1점을 내줬다. 다음 타자인 데릭 지터를 스리 번트 삼진으로 솎아내고 스콧 아이어와 교체됐다. 박찬호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아이어는 계속된 1사 1, 2루에서 조니 데이먼을 1루수 앞 병살로 잡으며 불을 껐다. 박찬호는 점수를 내줬지만 마르티네스가 내보낸 주자였기 때문에 자책점으로 떠안지는 않았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1차전에서 패했던 양키스가 홈런 2방으로 필라델피아에 3대1 역전승을 거두며 1승1패로 균형을 맞췄다. 3차전은 11월1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