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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시퀘스터에도 정부 폐쇄는 피할 듯

예산전쟁 당분간 휴전모드<br>공화당 예산법안 이번주 제출

미국 연방정부의 예산 자동삭감을 일컫는 시퀘스터(sequester)가 1일(현지시간) 공식 발효된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ㆍ공화당 간의 예산전쟁이 잠시 휴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2013년 회계연도(2012년 10월~2013년 9월)의 상반기 임시예산이 종료되는 27일까지 나머지 6개월 예산안이 의결돼야 연방정부 폐쇄를 면할 수 있는데 양측 모두 미 국민들의 분노를 살 수 있는 정부 폐쇄만큼은 피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1일 "정부 폐쇄의 위기를 불러올 이유가 없다"며 예산에 대해서는 벼랑 끝 대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2일 행한 라디오ㆍ인터넷 주례 연설에서도 이제는 이민개혁, 최저임금 인상, 취학 전 아동 교육지원 확대 등 중산층을 위한 실질적인 일들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예산공방에서 한발 빼는 대신 그동안 미뤄놓았던 다른 어젠다들을 챙기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공화당은 이번주 중 올 9월까지 적용되는 2013년 회계연도 예산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1조430억달러에서 시퀘스터 적용부분을 차감한 1조달러 이하로 낮춘 예산법안을 하원에 제출, 통과시킬 예정이다. 상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구체적인 안은 내놓고 있지 않지만 예산안에서 시퀘스터를 무력화하는 내용을 담을 경우 공화당의 반발을 불러와 자칫 정부 폐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심하는 상태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안할 때 예산안을 둘러싼 최악의 공방은 펼쳐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미 언론들의 전망이다.

그러나 이러한 휴전은 일시적 휴전에 그칠 공산이 크다. 2014년 회계연도의 예산안이 제출되면 세수증대 문제, 정부지출 삭감 등을 놓고 또다시 공방을 벌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통상 다음 회계연도 예산안은 2월 초ㆍ중순께 의회에 제출하는 게 관행으로 4월15일까지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시퀘스터 등 당면한 문제로 아직까지 의회에 제출되지 못한 상태다.



한편 시퀘스터는 1일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ㆍ공화 양당 지도자들과의 35분간 회동에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자 이날 밤 늦게 850억달러의 지출삭감에 서명함으로써 발효됐다.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예산이 삭감되는 항목을 83쪽 분량으로 정리해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방 예산에서 426억7,000만달러, 비국방 예산에서 313억2,000만달러, 병원과 의사에게 지급하는 금액을 줄여 메디케어 예산에서 113억5,000만달러가 삭감될 것으로 전망했다.

삭감규모는 전체 예산에서의 비중이 2.4% 수준으로 이 자체로는 경제적으로 큰 충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삭감대상이 되는 가장 큰 항목이 연방정부 사업비용인 '재량적 지출'이고 메디케어(노인 의료보장),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장) 등은 삭감대상에서 제외돼 미 국민들이 시퀘스터를 체감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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