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은 선양(瀋陽)에서 생활은 한국처럼.' 손명식(49) 선양한단성방지산개발유한공사(한단성) 회장은 중국 4대 도시 중 하나인 선양에서 한국식 아파트인 ‘한국신성(韓國新城) 프로젝트’로 성공신화를 이루고 있는 인물이다. 맨손으로 중국 땅에 뛰어든 지 17여년 만이다. 손 회장은 지난 2004년 말부터 국내 전문건설업체인 동인건설산업과 손잡고 첫 부동산 사업인 한국신성의 1차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이끌고 있다. 선양 내 한국인 밀집지역인 서탑가 주변에 오피스텔(824가구), 아파트(432가구)를 분양하는 이 사업은 2005년 1월부터 7월까지 4차례에 걸친 분양에서 1,030가구의 계약을 이끌어냈고 20일부터 마지막으로 120가구를 선착순 분양할 예정이다. 나머지 100여가구는 회사 보유분으로 남겨둘 예정. 외국자본이 중국업체와 손잡지 않고 부동산 사업에 성공한 것은 최초의 일이다. 손 회장은 89년 홍콩과 선전을 오가다 중국의 발전 가능성을 예감했고 그중 선양이 중국ㆍ러시아ㆍ한국ㆍ북한ㆍ일본 등 동북아 5개국 무역의 중심이 될 것으로 믿고 무작정 현지에 정착했다. 수십 차례 중국을 오가며 중국인과 일을 하려면 무엇보다 관료들과의 ‘관시(關係ㆍ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이를 위해 자신의 고향인 경북 구미에서 준공무원 신분을 받았다. 93년 선양시 경제고찰단 18명을 이끌고 구미시를 방문, 두 지역간 자매결연을 이끌어냈고 95년에는 선양시 최초의 영예시민이 됐다. 이후 선양시 구미무역관으로 일하면서 관료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구미와 선양의 가교 역할을 해왔다. 손 회장은 2003년 선양의 발전에 따라 부동산시장도 유망할 것으로 보고 부동산개발사업에 뛰어들며 한단성(漢旦城)을 만들었다. 한단성은 ‘한국인과 중국인이 태양을 맞이하며 어울려 사는 성’이란 뜻으로 2003년 10월15일 설립됐다. 그는 한국신성1의 마지막 분양을 끝내고, 올해 안에 2차 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선양 초대 한인회장을 역임하고 랴오닝성(遼寧省) 및 선양시 경제고문을 맡고 있는 그는 “성공하기 위해 욕심을 냈다며 이 자리에 올 수 없었을 것”이라며 “앞으로 한국신성 2차 프로젝트를 비롯한 한단성 운영 외에 한국 기업의 선양 및 중국 진출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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