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노조ㆍ금융노조 등 국내의 대표적 귀족노조가 명분 없는 파업에 다시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가뜩이나 대내외 경제사정이 불확실한 가운데 정권 말기 이슈 선점을 위한 이들의 투쟁에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는 13일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총파업 참가를 위해 10~11일 이틀에 걸쳐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파업 가결이 확실시됨에 따라 우선 현대차노조는 13일 주야간 근무조가 4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오는 20일로 예고된 금속노조의 2차 총파업에 동참할지 여부는 16일 쟁의대책위원회에서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
기아차노조 역시 이틀간의 파업 찬반투표를 통해 총파업에 동참할 계획이며 지난 10일 이미 부분파업을 시작한 한국GM도 12~13일 연이어 각각 3시간, 4시간씩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현대차 파업은 2008년 이후 4년 만이며 금속노조 파업에 완성차 업체들이 대거 동참하는 것은 5년 만에 처음이다.
문제는 타임오프제·복수노조 등의 노조법 전면 재개정, 비정규직 철폐 등을 핵심으로 하는 이들의 요구사항이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터져나오며 명분 없는 정치파업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휴가반납, 대규모 인원 감원 등으로 위기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BMW와 푸조 등 유럽 자동차 업계와는 확연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대표적 고임금 직종 종사자들로 이뤄진 금융노조의 파업 역시 명분이 약하기는 마찬가지다. 우리금융 매각, 농협 관치금융 반대 같은 정치색 짙은 의제를 파업 명분으로 내걸면서 잇속 관철을 위한 고질적 파업병이 도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진다.
금융노조는 총파업을 위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11일 실시한 뒤 파업이 가결되면 30일 하루 동안 총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금융노조 총파업은 2000년 7월 이후 무려 12년 만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을 대표하는 두 대형 노조의 이른바 '타깃 투쟁'은 존재감 과시를 위한 다분히 정치적인 공세"라며 "여러 경제위기 징후가 대두되는 상황에서 국민들이 위화감을 느끼지 않도록 행동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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