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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봉구 방학동 도깨비시장 입구, 주차장 관리실 옆에 딸린 33㎡ 남짓한 공간에는 ‘도깨비방’이 있다. 이곳은 저렴한 가격에 차를 마실 수 있는 ‘도깨비 다방’, 기증받은 책을 함께 읽는 ‘도깨비 책방’으로 운영되지만 때로는 천연비누ㆍ고추장을 만들거나 막걸리 제조법을 배우는 ‘도깨비 공방’으로 변신한다. 지역 주민과 공공예술가가 함께 만든 마을공동체 ‘도깨비 방’은 사람들을 잇는 생태문화공간으로 오늘도 진화 중이다.
서울시가 85곳의 마을공동체 가운데 주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자치구와 협력도 잘 되는 ‘도깨비방’ 등 15곳의 마을공동체를 선발해 21일 시청 서소문별관에서 발표회를 열었다.
관악구 ‘꽃과 그림이 있는 옹기종기 마을’은 쓰레기 무단투기나 불법주차가 끊이지 않는 오염지대를 아름답게 가꿨다. 마을 주민이 뜻을 모아 벽화와 화단을 만들었고 독서대와 벤치를 설치해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도록 했다. 이 공동체는 앞으로 공동 텃밭을 만들어 주민이 함께 관리하고 수확물을 나누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구로구 ‘구로는 예술대학’은 알짜 생활상식을 나누는 지식공동체다. 시장이나 지하철 역 등 사람이 오가는 어디든 지 강의실이 된다. 이웃집 할머니는 ‘밥상머리 교육’을, 세탁소 아주머니는 ‘빨래 비법’을 가르쳐주며 주민끼리 지혜를 나눈다.
금천구 ‘암탉우는 마을’은 여성친화적인 동네를 만들어보겠다는 여성 어르신들의 의지로 탄생했다. 아이들을 위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혼자 사는 어르신들에게는 생신 잔치를 열어주며 따뜻한 마을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장애인들과 함께 산에 가거나 가족캠프ㆍ영화관람ㆍ돌잔치를 하는 종로구 ‘효자동 프로젝트’(사진), 쓰레기장을 텃밭으로 바꾸고 어두운 밤이되면 주민 지킴이가 골목길 순찰에 나서는 은평구 ‘산새마을’(사진) 등도 각각 우수 마을공동체에 선정됐다.
중ㆍ성북ㆍ마포구 마을카페, 용산ㆍ동작구 생활협동조합, 강북구 청소년 문화공동체, 서대문구 학부모 모임, 양천구 문화강좌, 영등포구 조롱박ㆍ수세미 쉼터 등도 이름을 올렸다.
시는 마을공동체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 우수 사례를 책으로 만들어 배포할 계획이다.
김낙준 시 마을공동체담당관은 “우리 마을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사례들이 많다”며 “서울시 전체로 공동체가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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