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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반도체 인재를 키우자

이성민<엠텍비젼 사장>

최근 중국의 전자 및 반도체 산업이 급부상하고 있다는 글을 접했다. 데스크탑ㆍ백색가전ㆍ아날로그TV 등의 분야에서 중국이 한국과 일본에 약 1년 가량 앞서 있다는 이야기였다. 또 반도체 설계 및 생산공정 등은 선진국에 비해 5~6년 뒤지지만, 비메모리 반도체 및 2차 전지 등의 분야에서는 우리나라와 일본을 크게 위협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평가도 덧붙이고 있다. 中 비메모리분야 한국 위협 이렇듯 중국은 예전에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저가 상품 위주의 수출 국가가 아닌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국가로 빠르게 탈바꿈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기준 세계 반도체 수요의 12%를 차지하는 반도체 대국으로 컸다. 이를 토대로 전문가들은 2010년경 중국이 세계 최대의 반도체 시장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수요 뿐 아니라 생산 측면에 있어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오는 2005년 중국의 반도체 생산은 41억8,000만달러, 2010년에는 153억5,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이 이렇게 급속도로 반도체 강국으로 탈바꿈하게 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글로벌 기업 유치에 대한 중국 정부의 열정이다. 지난해 인텔이 중국에 반도체 조립공장을 세운 것도 중국 정부의 노력과 외국 기업들에 대한 호의적인 태도 덕분이었다. 하이닉스도 ST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와 함께 중국에 조립공장을 세울 계획을 가지고 있음을 밝혔다. 둘째로는 해외 기업 및 인력을 통한 빠른 기술 흡수력이다. 일례로 중국의 토종 반도체 개발업체 SMIC는 최근 모토롤라의 중국 양산공장을 인수하는 등 중국의 토종 기업들이 세계 대형 기업들과의 제휴관계를 지속적으로 넓혀가고 있다. 이는 선진 기술을 흡수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의 결과인 셈이다. 이외에도 해외 전문기술 인력에 대한 투자 및 중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정책적인 육성 등으로 반도체 산업의 성장세는 탄력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달성하기 위한 차세대 성장 동력을 찾기에 여념이 없다. 또 이 같은 논의에서 어김없이 빠지지 않는 것이 반도체인 것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이 산업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부는 특히 지난해 10월 반도체ㆍ홈네트워크ㆍ전지 산업 등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선정된 10대 산업 육성을 위해 오는 2008년까지 3조5,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늦은 감이 있지만 관련 업계에 있는 사람으로서 상당히 반길만한 조치였다. 하지만 반도체 산업은 기술 못지 않게 인력에 대한 투자가 중요한 산업 중 하나다.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한개 칩이 만들어지기까지 수많은 고급 인력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실패 위험도도 높고 자본 또한 많이 소요되지만 성공하게 될 경우 엄청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분야다. 국내 반도체 산업의 미래는 뛰어난 인력들이 많아 매우 밝은 편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력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면에서는 상당히 큰 차이가 날 것이다. 한명 한명이 작은 테두리 안에 묶여 있다면 그들의 뛰어난 능력을 십분 발휘하기가 상당히 어려울 수 밖에 없지만, 이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다면 그것은 국가적으로 볼 때 큰 힘을 발휘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정부는 얼마 전 반도체 설계 기업들을 위해 반도체 장비들을 지원하며 IP(Intellectual Property :반도체 지적 재산) 활성화를 위해 IP 거래소까지 만들었으나 아직까지 큰 실효성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력투자가 미래성장 담보 반도체 분야에 특화된 인재를 키워내야만 한다. 최근 이공계의 위기가 대두되고 있지만, 정작 이공계 연구인력을 채용하려면 마땅한 인재를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무엇보다 대학 교육이 바로 서 참다운 전문인을 키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좋은 인력들을 하나의 테두리로 모으려는 의지를 보여 줘야 한다. 또 대학에서는 뛰어난 인재를 키워내고, 기업은 그들에게 끊임없는 비전을 심어 주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이러한 것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하나의 고리를 형성한다면 한국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반도체 산업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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