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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지 2년이 넘었다. 보통의 사고 같으면 이미 사고원인도 밝혀지고 수습도 끝나 있을 시점이지만 핵관련 사고는 이렇게 빨리 수습되지 않는다. 매일 300톤 이상의 방사능 오염수가 태평양으로 들어가고 있으며 원전 4호기의 사용후핵연료 수조 건물도 붕괴 위험에 직면해 있다. 이 사고의 수습에는 적어도 수십년이 필요하다는 것이 일반론이다.
이 사고로 일본 약 70%가 방사능 세슘에 오염됐다. 그리고 태평양은 상당 부분 오염됐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에 따라 오염된 자연환경에서 생산된 식품들이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일본으로부터 명태ㆍ대구ㆍ고등어ㆍ방어 등을 수입하고 있는데 지난해까지 농수산식품부가 측정한 바로는 이들 수산물에서 세슘이 킬로그램 당 0.5~25베크렐로 오염돼 있었다.
수입 일본산 세슘만 적용 안심못해
이들 오염된 수산물은 기준치 이하라서 안전하다는 이유로 수입이 허가됐으며 모두 유통됐다. 현재도 정부는 일본에서, 혹은 다른 나라에서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을 수입하고 있다. 정부가 갖고 있는 국민 먹거리 보호 방법은 바로 '식품 방사능 기준치'다. 이 기준치 이상으로 오염된 식품은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의 말대로 기준치 이하면 먹어도 되는 것일까.
현재 우리 정부가 갖고 있는 방사능 기준치는 킬로그램당 370베크렐이다. 다소 생소한 단위인 베크렐은 1초에 일어나는 핵붕괴의 수를 의미하는데 우리의 식품 기준치는 '1킬로그램 당 세슘의 핵붕괴가 1초에 370개가 일어나는 정도'의 오염이다. 기준치로 오염된 음식을 1킬로그램을 먹으면 우리 몸속에서 초당 370개의 핵붕괴가 일어나게 된다. 2초면 740개의 핵붕괴가 일어나고 하루에 무려 3,200만개의 핵붕괴가 일어난다. 게다가 이 기준치는 오직 세슘만을 계산한 것이다. 핵반응이 일어나면 세슘 뿐 아니라 약 100가지 핵물질이 형성된다. 그래서 만일 음식에 세슘이 있으면 다른 핵물질도 있다고 평가되는데 세슘만 계산해서 하루에 3,200만개의 핵붕괴가 우리 몸속에서 일어나는 정도가 소위 안전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인 것이다.
합리적 기준 마련 국민 피폭량 줄여야
이 정도의 방사능 오염이 의학적으로도 안전한 것일까. 대표적인 발암물질인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이 안전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의학적으로도 "방사능에 안전기준치는 존재하지 않으며 피폭량이 많을수록 암발생 등 건강 위험이 증가한다"로 돼 있다. 다시 말하면 의학적으로는 방사능에 피폭되지 않을수록 안전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가능한 한 피폭량을 줄여야 좋은 것이다.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은 피하고 오염되지 않은 음식을 골라먹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현재 국산 농산물의 세슘 오염 정도를 측정해보면 거의 대부분이 불검출이다. 세슘으로 오염되지 않았다. 세슘이 없으면 다른 방사능 물질도 없다고 평가할 수 있으므로 이런 음식은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준치인 370베크렐 이하로 오염된 음식을 안전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국민의 피폭량을 줄이기 위해서 우리 정부가 취한 조치는 거의 없는 듯하다. 그저 일본에서 수출을 금지하는 식품을 우리도 따라서 수입을 금지하는 정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방사능에 의한 식품 오염 문제는 앞으로도 수십년 지속될 장기적인 문제다. 이렇게 소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것이다. 정부는 기준치 이하라서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하지 말고 국민들의 피폭량을 실제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은 마련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태평양과 우리 근해의 방사능 오염지도를 작성해 국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수입식품의 방사능 오염 정도에 관한 정보도 생산하고 이를 국민과 공유해야 한다. 그리고 식품 방사능 기준치도 '달성 가능한 가장 낮은 값'으로 수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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