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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10월 29일] 성장의 뒤안길에서 잃어버린 것들

경제성장의 그늘에는 자연환경 파괴라는 불가피한 희생이 따르게 마련이다. 오늘날 전세계적으로 부존자원의 고갈, 공기ㆍ물ㆍ토양의 오염, 쓰레기 문제 등 가시적인 환경문제(Environment problem)가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문제는 이제 한 나라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며 지구문명 전체의 위태로움으로까지 확대됐다. 지구온난화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전인류적 과제가 되고 있다.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고 이상기후 현상에 따른 엄청난 자연재해가 지구촌 여기저기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화두 역시 성장과 환경문제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 즉 환경을 보존하면서 경제성장도 이룩할 수 있는 묘수 찾기에 그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른바 ‘저탄소 녹색성장’ 역시 그런 해답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또 다른 본질적인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과연 이러한 경제성장으로 자연만 파괴됐느냐 하는 점이다. 자연 속에 살고 있는 우리 인간도 내면적으로 엄청나게 파괴되고 희생됐지 않았느냐 하는 의문이다. 그 의문에 답이라도 하듯이 우리 인간의 심성이 참담하게 무너져내리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오로지 ‘성장’ ‘효율’ ‘성과’가 강조되고 있고 ‘자본’과 돈만이 목표가 되는 삭막한 환경 속에서 인간 스스로가 그 중심을 잃어버려 인간성이 상실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동안 높이 평가돼왔던 전통적인 가치들이 여지없이 무너지고 있다. 예의라든지 염치라든지 겸양의 미덕은 사라진 지 이미 오래다. 어디 그뿐인가. 성(性)이 상품화되고 성적 순결 역시 옛날 이야기가 돼버렸다. 가정이 무너지고 청소년 문제는 이제 매우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경제성장을 이룩해 다른 나라보다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대로는 더 이상의 성장 역시 어려워지고 있다. 이 사회가 진정 바람직한 선진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파괴돼가고 있는 자연환경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무너져내리고 있는 국민의 심성 또한 바로잡아가야 할 것이다. ‘저탄소 녹색성장’이 시대의 새로운 화두가 됐다. 그러나 이제는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인간의 심성 또한 지속가능한 성장에 맞춰져야 할 것이다. 겸손하면서 예절 바르고 마음 역시 한없이 푸른 인간을 만들기 위해 ‘고품격 녹색인간’이라는 새로운 캐치프레이즈라도 내걸고 싶은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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