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를 몰고 와 물을 먹이는 여성이다. 장 프랑수아 밀레는 종종 특정 소재를 반복적으로 그리고는 했는데 이 그림은 10년 전에 그렸던 것을 조금 손봐 다시 제작한 작품이다. 앞의 작품은 밑그림이 다 보일 정도로 물감을 얇게 발랐지만 나중에 그린 위의 작품은 물감을 더 두껍게 칠했고 완성도도 더 높다. 먼저 그려진 그림의 뒷배경에는 농가가 있었던 것과 달리 이 그림은 추운 가을 저녁의 느낌을 주는 황량한 배경이 특징이다. 지평선을 따라 줄지어 걷는 거위를 대강 그리듯 윤곽만으로 표현했는데 이는 밀레가 즐겨 사용한 기법이다. 1863년에 그린 농부와 소는 이보다 더 덤불이 우거진 강가에서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소 모는 여인의 손이다. 1863년작에서는 단순히 밧줄만 잡고 있던 여인이 이 작품에서는 밧줄뿐 아니라 소의 꼬리도 잡고 있다. 소 꼬리가 갑자기 얼굴을 칠 것을 염려한 듯하다. 이는 10년 동안 밀레가 관찰하고 발견한 내용들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밀레, 모더니즘의 탄생(Millet, Barbizon & Fontainebleau)'전은 오는 5월10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내 소마미술관에서 열립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