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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1정신' 부활시키자
입력2006-02-28 16:19:48
수정
2006.02.28 16:19:48
오늘은 87주년 3ㆍ1절이다. 또다시 맞은 3ㆍ1절 아침에 생각한다. 우리가 지금 3ㆍ1정신을 잊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유와 독립을 위해 피 흘리고 목숨 바쳐 싸운 선열들의 거룩한 희생정신을 욕되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책하게 된다.
3ㆍ1절을 4대 국경일의 하나로 정해 해마다 거국적 기념행사를 벌이는 이유는 3ㆍ1정신이 곧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건국정신이기 때문이다. 3ㆍ1 독립운동에서 임시정부 수립, 반탁운동ㆍ반공투쟁을 거쳐 시장경제체제의 자유민주주의 정부를 수립했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헌법 전문(前文)에도 3ㆍ1정신의 계승을 명시한 것이었다.
따라서 해마다 돌아오는 3ㆍ1절은 단순한 국경일이 아니다. 산으로 들로 봄놀이 다니라는 공휴일이 아니다.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독립정신을 계승해 민족 단결을 굳건히 해야 마땅한 날이다. 무엇이 진정한 나라 사랑의 길인지 3ㆍ1 독립정신의 부활을 엄숙하게 다짐해야 하는 뜻 깊은 날이다.
1919년 오늘, 일제(日帝)의 압제에 항거해 힘차게 일어난 독립만세운동으로 우리는 엄청난 인명과 물질적 피해를 봤다. 전국 각지에서 1,542회의 시위가 일어났는데 참가 인원은 202만2,089명에 이르렀다. 그래서 사망자가 7,509명, 부상자가 1만5,961명이나 발생했으며 교회 47개, 학교 2개, 민가 715채가 불타 없어졌다. 그런데 이 통계는 일본 측 발표만 따른 것이니 그 정확한 피해와 참상은 이루 헤아릴 수 없었다.
3ㆍ1운동 이후 일제의 탄압과 수탈은 더욱 가혹해졌고 내 나라 내 땅에서 살 수 없게 된 숱한 백성이 남부여대해 만주로, 연해주로, 그보다 더욱 머나먼 이국으로 유랑의 길을 떠나야 했다. 그리고 그 비극의 후유증이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아니, ‘모두가 잘 알고 있다’는 표현은 정확한 것이 아니다. 아직도 친일 잔재의 청산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직도 3ㆍ1정신을 훼손하고 모독하는 신종 친일파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제에 나라를 팔아먹은 친일파 후손들의 땅 찾기 놀음도 여전하다. 그 땅이 어떤 땅인가. 친일매국의 대가로 일제가 무고한 서민들에게 빼앗아서 준 땅이 아닌가.
최근의 한 고소 사건도 눈여겨볼 일이다. 청산리대첩의 영웅 김좌진 장군의 손녀요, 전 국회의원 김두한씨의 딸인 김을동씨가 ‘친일 작가’ 김완섭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 것이다. 김완섭이 이런 요지의 글을 썼기 때문이다.
‘청산리전투ㆍ봉오동전투가 사기라는 내용은 일본 측 기록에 나와 있고 김좌진 등은 조선시대로 치면 딱 산적 떼 두목인데 어떻게 해서 독립군으로 둔갑할 수 있는가. 하긴, 조선시대 산적들도 다 의적이라고 큰소리를 쳤다. 그 아비에 그 아들이라고 김좌진 아들놈은 국회에다가 똥물이나 뿌려대고….’
인터넷신문 고뉴스에 따르면 이에 분개한 김을동씨는 이렇게 고소의 변을 밝혔다.
‘김완섭의 매국 행위는 독립운동가 집안의 후손으로 살아온 나를 비롯해 수많은 항일 독립선열과 그 후손, 나아가 대한민국 국민을 모독하고 모욕하는 행위다. 사람들이 김완섭 같은 자는 법리로 논쟁할 것이 아니라 정신병원에 가야 한다며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이렇게 제멋대로 민족을 농락하며 활보하게 내버려두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의 도리가 아니다. 김완섭이 대한민국에 살면서 형성한 전 재산을 국고에 귀속토록 하고 국외 추방을 요구한다.’
이른바 친일 작가 김완섭은 지난 2002년과 2004년에 ‘친일파를 위한 변명’ 1ㆍ2권을 일본에서 펴내 28만권을 팔았다고 하는데 그는 최근에도 ‘독립의병은 양반들이 돈으로 모집한 깡패와 도둑이요, 안중근도 의사(義士)가 아니라 조선을 개혁한 평화주의자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폭도요, 민족의 원수’라는 한심하기 그지없는 망언을 늘어놓았다.
이런 것이 언론 자유는 결코 아니다. 어느 시대에나 천리(天理)를 어기는 얼간망둥이들이 있기는 하지만 걸핏하면 자기 나라에 침 뱉고 조상들에게 욕하는 이런 자들과 더불어 오늘도 뜻 깊어야 할 3ㆍ1절을 맞는 것이 서글프기만 하다. 3ㆍ1 독립운동은 한번 흘러가고 끝나버린 과거가 아니다. 오늘에 되살릴 자유민주정신의 귀감이다. 그것이 3ㆍ1정신의 부활이 무엇보다도 절실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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