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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이티드항공 93기 추락전 녹음 첫공개
입력2006-04-13 06:41:26
수정
2006.04.13 06:41:26
무사위 선고공판 과정의 하나로 공개 이뤄져… 긴박했던 당시 상황 드러나
"안돼, 안돼, 안돼...", "살려주세요", "알라신이 가장 위대하다"
9.11 테러 당시 펜실베이니아 들판에 떨어져 승객 33명과 승무원 7명의 목숨을 앗아간 유나이티드항공 93기의 추락전 마지막 32분간 상황을 담은 항공기 조종실 녹음내용이 12일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유나이티드항공 93기는 9.11 당시 테러범들에게 납치된 네번째 항공기로 승객들이 테러범들로부터 항공기를 탈환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와중에 추락한 것으로 밝혀져 미국인들은 물론 전세계인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던 테러의 희생물.
이날 녹음내용 공개는 미 연방법원에서 9.11 사태 미국내 유일한 기소자인 알-카에다 조직원 자카리아스 무사위에 대한 배심원 선고공판 과정의 하나로 이뤄졌다.
녹음내용이 공개된 법정은 고함과 비명, 격렬한 몸싸움 소리로 가득차며 숨가쁘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그대로 재현했다.
9월11일 오전 9시31분부터 녹음된 내용은 "신사 숙녀 여러분. 기내에 폭탄이 있습니다. 자리에 앉으십시오"라는 납치범의 말로 시작됐고, 이어 몇 분간 "움직이지마", "닥쳐", "앉아", "머리숙여" 등 테러범들의 윽박지르는 소리가 이어졌다.
기장은 조정간을 납치범들에게 빼앗기기 전 "메이데이(Mayday)"를 외치며 긴급구조요청신호를 보냈으나 납치범들에 의해 곧 조종간에서 밀려났다.
한 조종사는 폭행당했거나 칼에 찔린 듯 비명을 지르고 계속해서 신음소리를냈고, 어떤 사람은 "해치지 말아요"라고 애원하기도 했다. "살려주세요"라고 간청하는 남자의 소리도 들렸다.
오전 9시37분께 한 테러범이 "됐다. 돌아가자"라고 말했고, 다른 테러범도 "모든 게 잘 됐다. 나는 끝냈다"라고 말해 기내를 장악했음을 시사했다. 당초 뉴악공항을 이륙해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던 항공기는 곧 워싱턴쪽으로 기수를 돌렸다.
승객들의 반격은 대략 오전 9시57분께 시작됐다.
조종실 밖에서 소란한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한 납치범이 "싸움이 발생했느냐"라고 묻자 다른 납치범이 "그렇다"라고 말해 승객들이 행동에 나섰음을 뒷받침했다.
1분 후께 항공기는 거칠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항공기 재탈환에 나선 승객들을 제압하기 위해 납치범 조종사가 항공기를 좌우로 마구 흔들어 댔던 것.
한 납치범이 아랍어로 "그들이 (조종실로) 들어오려고 한다"고 하자, 다른 납치범은 "안으로 못들어오게 해"라고 말해 상황이 긴박해지고 있음을 암시했다.
싸움이 계속되자 한 납치범은 "여기서 끝장낼까"라고 말했고, 다른 납치범은 "아직은 아니다. 그들이 모두 들어오면 끝내자"라고 말했다.
잠시 후 오전 10시께. "나 다쳤어"라는 소리와 함께 한 승객은 "조종실 안으로,우리가 하지 않으면 우리는 죽을 것"이라면서 "행동개시(Roll it)"라고 외쳤다.
이어 "못들어오게 막아", "밀어, 밀어"라는 고함소리가 뒤섞인 가운데 납치범과 승객간 격렬한 싸움이 계속됐다.
오전 10시2분께 계속 고도를 낮추던 항공기가 7천피트(2천120m)에 이르렀을 때 조종실에서는 "위로 올려", "아래로 내려", "나에게 맡겨" 등 고함이 터져나왔고 항공기는 통제력을 잃은 채 급강하했다.
이어 조종실에선 "알라신이 가장 위대하다"는 납치범의 아랍어 외침과 "노, 노,노, 노..."라는 승객들의 절규가 메아리치다가 오전 10시3분을 지나면서 폭발소리와함께 모든 소리가 끊기며 잠잠해졌다. 항공기가 펜실베이니아 들판에 추락한 것이다.
한편, 검찰은 배심원들이 녹음내용을 듣는 동안 항공기의 비행항로와 속도, 방향 등을 시뮬레이터로 재현한 비디오를 상영, 당시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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