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은] 2차 고위급접촉·후속회담 내용 및 성과에 따라 결정...3단계 시나리오 전망...인도적 지원->5·24제재 해제->정상회담(북핵 논의)
황병서ㆍ최룡해ㆍ김양건 등 ‘북한 실세 3인방’이 지난 4일 남한을 전격 방문해 대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달함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간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학계ㆍ정치권 등 대북 관계 전문가들은 2차 고위급 접촉과 잇따른 실무회담에서 북한이 핵 문제를 포함해 전향적인 조치를 취할 경우 박 대통령 집권 3년차인 내년에는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분석도 내놓고 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 실세 3인방이 청와대를 방문해 박 대통령을 만나지 않은 것은 당장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당장은 힘들 것으로 보이지만 2차 고위급접촉 등을 통해 남북간 대결국면을 초래했던 현안들에 대해 해법이 제시되면 정상회담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상회담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은 남한과 북한이 정상회담을 서로 필요로 할 정도로 국내 정치·경제 및 국제 외교 환경이 변하고 있고 정상회담을 통해 현실적인 실익(實益)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국민들과 약속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드레스덴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지지와 협조가 불가피하고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통한 경제영토 확장도 북한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박 대통령은 집권 이후 이산가족상봉을 제외하고는 대북관계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김정은 정권으로서도 대미협상이 꽉 막힌 상태에서 중국과도 관계가 소원해지고 있고 북일 관계개선도 답보상태에 그치고 있다. 경제개발을 위한 남한 자본 등 외자의 필요성 역시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유엔은 경제제재 조치에 이어 북한에 대한 인권개선 압력도 한층 강화하는 등 전방위 ‘북한 압박’에 공조태세를 취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지금 당장은 정상회담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앞으로 예정된 고위급접촉 과정을 통해 남북관계가 진전되면 내년쯤에는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즉 10월 말이나 11월 초로 예정된 2차 고위급접촉과 실무회담에서 드레스덴 구상, 5.24 제재 해제, 금강산관광 재개, 이산가족상봉 정례화 등 현안을 놓고 남과 북이 실행력을 담보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한다면 정상회담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북정상회담의 블랙홀은 결국 북한 핵 문제로 귀결된다”며 “북한이 앞으로 있을 실무회담에서 핵 문제와 관련해 진전된 조치를 내놓을 경우 정상회담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고 그 시기는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내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결국 우리 정부는 ‘3단계 정상회담’시나리오를 준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인도적 지원, 문화 협력 등에 기초한 교류에 나서고 이후 실무회담을 통해 금강산관광 재개, 개성공단 확대, 5.24제재 해제 등 민감한 경제협력에 대해 논의를 하게 된다. 이어 마지막 단계로 북한 핵과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정상회담을 통해 매듭을 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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