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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측, 삼성가 유산상속 분쟁 "화해는 없다"

"경영권 정통성·원칙의 문제"

李회장 변호인 조정 거부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상속재산을 둘러싼 삼성가 유산소송에서 삼성 측이 "화해는 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국민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달라"는 재판부의 거듭된 설득에도 불구하고 결국 형제들의 화해는 이뤄지지 않았다.

7일 서울고법 민사합의 14부(윤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 '화해 여부를 검토해봤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이건희(71) 삼성전자 회장 측 변호사는 "재판부가 줄곧 화해·조정을 권고해 여러모로 심사숙고했지만 생각할수록 조정은 바람직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이 회장 측 변호인은 "이 사건의 본질은 돈 문제가 아니라 삼성가 경영권 승계의 정통성과 원칙에 대한 것"이라며 "원고 측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선대회장의 유지를 왜곡하면서까지 이건희 회장의 정통성을 훼손하는 주장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해외 등 외부 투자자들까지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영 안전성을 추구해야 하는 삼성 측에서는 경영권 승계의 정통성이 훼손된 지금 같은 상황에 조정으로 사건을 마무리 짓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재판을 심리하는 윤준 부장판사는 항소심이 시작된 순간부터 양측이 화해할 것을 줄곧 권해왔다. 윤 부장판사는 지난 8월 열린 항소심 첫 재판에서부터 "양 당사자는 국민들의 기대를 받는 사람들인데 이런 소송을 시작해 큰 실망을 주고 있다. 재판을 진행하는 것과 별개로 대리인들이 당사자들을 잘 설득해 국민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는 쪽으로 노력해달라"고 당부했고 이후로도 재판이 열릴 때마다 양측의 화해의사를 확인했다.

이날 이건희 회장 측의 거부 의사를 확인한 재판부는 ""심문을 더 하더라도 새로운 주장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이므로 오는 24일 예정대로 최후변론을 듣고 재판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에 대한 선고는 늦어도 2월 말 이전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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