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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뇌물 받은 공무원 "평소 성실" 항소심서 집유

지난 2010년 4월 금융위원회 중소서민금융과장으로 재직하던 배모(47)씨는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을 만나 300만원이 든 봉투를 받았다. 배씨가 일하는 부서가 저축은행에 대한 정책 입안과 규제ㆍ감독을 맡은 것을 염두에 둔 뇌물이었다. 배씨는 300만원을 포함해 2011년 10월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2,700만원을 임 회장으로부터 받았고, "솔로몬 저축은행 영업정지 유예기간이 연장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등 청탁까지 받았다.

배씨는 결국 검찰에 의해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2심은 "공무원으로서 오랜 기간 성실히 근무했다"며 배씨를 풀어줬다.

서울고법 형사3부(임성근 부장판사)는 배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형량이 너무 무겁다는 배씨의 항소를 받아들인 것이다.



재판부는 "배씨가 뇌물을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않았고, 받은 돈을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보관하는 등 공직자로서 금전적인 유혹을 떨치기 위해 깊은 고민을 한 흔적이 보인다"며 "배씨가 약 18년 동안 공무원으로 성실히 근무하면서 헌신적인 자세로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주변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1심은 배씨가 임 회장으로부터 받은 5만원권 수백장을 야산에 묻은 뒤 수사기관에는 돈을 돌려줬다고 거짓말을 하는 등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죄질이 무겁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2심 재판 과정에서 배씨는 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 대형 로펌 대표 변호사를 추가 선임해 결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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