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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간디는 자기 이익을 위해 폭동을 조장했다

■ 마하트마 간디 불편한 진실 (E.M.S 남부디리파드 지음, 한스컨텐츠 펴냄)


20세기 초반 인도 민족주의 운동의 지도자이자 구심점이었던 간디(1869~1948)는 인도 역사상, 그리고 세계사를 통틀어서도 가장 위대한 인물 중 한 명으로 추앙 받고 있다. '모한다스 카람찬드'라는 본명 대신 '위대한 영혼'이란 뜻의 '마하트마(Mahatma)'로 불리는 그는 비폭력을 주창하며 새로운 민족주의 운동의 지평을 연 인물로 역사는 기술하고 있다. 하지만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식민지 인도 청년들을 총알 받이로 징병해 사지로 내몰고, 바가트 싱을 비롯해 여러 혁명가들을 서둘러 처형해 줄 것을 영국 정부에 요청한 사람, 정치적 목적에 따라 때로는 대중 폭동을 조장하고 방치한 사람, 민주적 절차에 따라 인도국민회의당 의장이 된 수바스 찬드라 보세에게 압력을 가해 결국 자리를 물러나게 만든 주인공 또한 간디라는게 저자의 주장이다. 인도의 대표적인 진보 정치인 E.M.S 남부디리파드(1909~1998)가 1958년 펴낸 이 책은 완전무결한 성인이자 탁월한 독립운동 지도자였던 간디에 대한 불편한 진실들에 대해 나열한다. 남부디리파드는 1957년 인도공산당을 이끌고 케랄라 주(州) 선거에서 승리, 세계 최초로 민주 선거에 의해 공산당이 집권하는 데 앞장선 인물로, 청년 시절 열렬한 간디주의자였지만 마르크스주의자로 변신하면서 간디를 무조건적으로 신격화하는 관점을 거부했던 장본인이다. 간디를 우익 부르주아 지도자로 폄하하는 일부 좌파의 관점도 배격한 채 간디가 남긴 저서와 어록, 간디의 행보 등을 분석해 정치인 간디를 매우 비판적 시각으로 접근한다. 저자는 간디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선 간디의 생애와 업적을 총체적으로 검토해야 하며 당시 역사적ㆍ사회적 맥락과 민족운동의 다양한 국면 속에서 면밀히 분석할 때 올바른 평가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간디주의자들이 성인으로서의 간디의 성역을 지키기 위해 언급 자체를 회피했던 역사적 실체에 접근함으로써 정치인이자 지도자로서 때로는 누군가의 희생을 용인하며 승부사의 기질을 발휘해야 했던 정치인 간디의 모습을 파헤친다. 진보적 관점에서 간디를 조명한 최초의 시도인 이 책은 간디의 실체를 파헤쳐 깎아 내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도 근대사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갖기 위한 시도라고 저자는 말한다. 아울러 지난 세기 식민시대와 좌우 대립, 그리고 독재 시대를 겪었던 한국에도 정치적 목적을 위해, 혹은 역사의 실체를 미화하기 위해 진실을 가리거나 거짓을 조장했던 수많은 과거사가 존재하는 만큼 왜곡된 현대사 전반에 대한 성찰의 계기로 곱씹어 볼 만한 것 같다.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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