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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경제신문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공동주최로 경북 포항 한동대 효암관에서 열린 조환익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 초청 특별강연에는 기말고사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200여명의 학생들이 참석해 조 사장의 진솔한 강연을 경청했다. 조 사장은 외진 곳에 위치한 한동대를 '유배지'로 비유하고 재학생들을 '글로벌 원주민'이라는 칭하는 등 시종 위트 넘친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외국어에 능통하고 복수전공을 통해 다양한 지식을 쌓은 한동대 학생들이 KOTRA에 많이 들어와 전세계를 누비고 다녔으면 좋겠다"면서 "익숙한 곳이 아닌 바깥에 나가 새로운 길을 개척하라"고 강조했다. 김유진(국제어문학부3)양은 "어려운 용어를 쉽게 설명해줘 세계경제 동향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면서 "KOTRA에 대한 소개가 적어 아쉽지만 입사해서 일하고 싶은 회사라는 생각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강연 시작 전 한동대 총장실에서는 조 사장과 김영길 한동대 총장(대교협 회장), 이종환 서울경제신문 사장이 환담을 했다. 이날 환담의 주제는 대학의 국제화였다. 이 사장이 "학교명에 글로벌이 들어간 것이 이색적"이라고 언급하자 김 총장은 "한동대의 글로벌은 선진국을 따라가자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한국이 받은 혜택을 개발도상국에 되돌려주자는 차원의 국제화"라며 "개도국 학생들은 전액 장학금을 주고 공부시키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총장은 "콩고에서 온 유학생이 지난해 졸업하고 귀국한 뒤 건설회사를 차려 사장이 됐다"면서 "한동대가 무에서 유를 창조했듯 자신도 콩고에서 못해낼 일이 없다고 하길래 격려해줬다"라고 말했다. 이에 조 사장도 "재단이 튼튼하지 않고 학교 위치도 불리한 한동대가 짧은 기간에 명문대학으로 발돋움한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며 "코트라에도 한동대 졸업생 3명이 재직하고 있는데 자기 몫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강연 후 이어진 질의 응답시간에서 "그동안 살아오면서 조 사장만의 차별성은 무엇이었느냐"는 학생 질문에 조 사장은 "글로벌"이라고 답했다. 조 사장은 "과거 상공부에 근무할 당시 산업체를 담당하는 공업분야가 인기가 있었지만 나는 통상분야만을 우직하게 팠다"면서 "학생들도 게임이든, 노인문제든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테마를 정해서 전문가가 되라"고 조언했다. 멕시코에서 유학 온 학생이 중남미시장 전망에 대해 묻자 조 사장은 "내 동생이 멕시코 대사로 일하고 있다"며 반가움을 표한 뒤 "중남미 국가들은 정치가 불안하고 사회 시스템이 깨끗하지 않아 리스크가 크지만 그만큼 기회도 많다"고 설명했다. 강연이 끝난 후 단상에 오른 김 총장은 "오늘 강연이 개교 이래 가장 유익한 강연이었다"면서 학생들의 박수를 유도한 뒤 "오늘 시간이 부족해서 아쉬웠는데 다음에 또 한번 조 사장을 모시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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