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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화 김회장 문제, 법의 판단에 맡겨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혐의에 대한 경찰수사가 막바지 단계에 들어선 가운데 구속영장 신청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법원의 영장이 발부될 경우 사상 처음으로 재벌 총수가 폭행혐의로 구속수사를 받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김 회장 개인으로서는 물론이고 한화그룹에도 엄청난 비극이자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건의 전모는 앞으로 수사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누구보다 법을 지켜야 할 대기업 총수로서 폭행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실망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식이 어처구니없게 폭행을 당했을 경우 부모 입장에서는 순간적으로 보복의 충동을 받을 수는 있다. 그러나 대기업 총수라는 위상과 기업이 입을 피해를 생각하면 그런 충동을 억누르고 법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옳았다. 사건의 전말이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김 회장에 대한 비난이 여론이 높은 것도 경솔한 처신에 대한 실망감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을 지나치게 선정적으로 몰고 가면서 여론재판식으로 매도하는 것도 문제다. 대기업 회장으로서 사회적 책임이 크게 기대감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생활을 들추어 불필요하게 국민의 감정을 자극하거나 인격을 모독하는 것은 민주 인권사회로서 취할 태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수사결과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고 법의 판단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개인의 인격은 존중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 회장 측도 부인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시인할 것은 시인하고 사죄할 것은 사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지도층의 도리이자 여론의 악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한국 특유의 정서와 문화가 존재하며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한화 김 회장 문제를 둘러싸고 필요 이상의 과잉반응을 보이거나 흥미 위주의 자극적인 접근은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국의 수사결과와 법의 공정한 판단을 지켜보는 차분한 자세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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