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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투자은행 육성하려면 규제 과감히 풀어야
입력2005-11-10 16:24:43
수정
2005.11.10 16:24:43
정부가 자본시장의 선진화를 위해 자본시장통합법을 대폭 손질하기로 했다. 자본시장관련 업무영역의 칸막이를 없애 겸업을 가능하도록 하고, 상품개발에 대한 규제도 과감히 푼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통합법이 시행되면 자본시장의 판도가 대형사 중심으로 바뀌어 외국계 투자은행과의 경쟁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금융업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늦은 느낌이 있지만 국내 자본시장의 발전과 국제경쟁력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자본시장관련법은 동북아금융허브를 지향한다고 하면서도 지나치게 규제위주로 운영되어 왔다. 증권ㆍ선물ㆍ자산운용ㆍ신탁회사 등 각 금융회사에 따라 관련법이 따로 마련돼 다른 업역간의 겸업을 금지함으로써 증권산업의 경쟁력을 가로막았었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은 고객의 재산을 받아 관리만할 뿐 자산을 운용하지 못하고 있고 선물업을 하려면 별도로 회사를 설립해야 하는 등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이러다 보니 금융사의 대형화가 이뤄지지 못한 가운데 자본과 인력의 중복투자에 따른 낭비로 경영의 비효율성이 높아 외국계 회사와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상품개발에 대한 정부 정책도 규제위주의 포지티브 방식이어서 시장이 요구하는 상품을 제때 개발하지 못해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정부가 마련하는 자본시장통합법은 바로 이 같은 불합리성을 과감히 개선해 증권ㆍ신탁ㆍ자산운용ㆍ선물업을 모두 영위할 수 있는 금융투자회사의 설립을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증권사들도 고객자산의 종합관리와 운용까지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골드만삭스나 메릴린치와 같은 투자은행으로 발돋움 시킨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자본시장통합법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자본력의 확충, 전문인력의 육성 및 확보 등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한 둘이 아니다. 외환위기 이후 합병 등 구조조정으로 대형 증권사가 등장하고 있긴 하지만 골드만삭스처럼 거대 국제자본과 겨룰 만큼 능력이 있는 자본은 상당기간 기대하기 어려운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결국 자본시장의 선진화는 대형화와 전문화를 어떻게 유도하느냐가 열쇠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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