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산하의 금융안정위원회(FSB)가 14일(현지시간) 발간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그림자금융 전년 대비 증가율은 약 15%로 10%에도 못 미쳤던 2011년에 비해 크게 상승해 세계 9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연평균 그림자금융 증가율 순위를 매긴 지난해 조사에서 14위를 기록했지만 이번에 5계단이나 올라갔다. GDP 대비 그림자금융 규모가 커지고 있다. FSB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그림자금융 규모는 GDP 대비 약 100%로 7위를 기록해 2011년의 8위에서 한 계단 상승했다. 총금액도 약 1조4,200억달러(약 1,51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세계 그림자금융 모니터링'이라는 제목으로 총 46쪽에 달하는 이번 보고서는 전세계 그림자금융 규모가 지난해 71조달러로 전년에 비해 5조달러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가장 증가 속도가 빠른 곳은 중국으로 한 해 사이 42%나 늘어났다. 또 아르헨티나ㆍ인도ㆍ남아프리카공화국ㆍ러시아 등이 20%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FSB는 "신흥국에서 그림자금융이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며 "그림자금융이 은행권 및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주는지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림자금융 규모가 가장 큰 곳은 미국으로 전체의 37%인 27조달러에 달했다. 유로존(유로화사용 17개국)이 22조달러, 영국이 9조달러, 일본이 4조달러로 뒤를 이었다.
그림자금융은 은행과 비슷한 기능을 하지만 은행보다 느슨한 규제를 받는 금융기관 및 그러한 금융기관 사이의 거래를 의미하며 헤지펀드, 머니마켓펀드(MMF), 환매조건부채권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번 조사는 G20과 스위스ㆍ칠레ㆍ홍콩ㆍ네덜란드ㆍ싱가포르ㆍ유로존 등 26개 경제권역을 토대로 작성됐다. 이들 경제권은 전세계 GDP의 80%, 금융자산의 90%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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