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일본군위안부’라는 단어는 직접 사용하지 않았지만 “전시 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어느 시대, 어떤 지역을 막론하고 분명히 인권과 인도주의에 반하는 행위”라며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게 사과하지 않는 일본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뉴욕 맨해튼 유엔본부 총회 회의장에서 개최된 제69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국제사회는 탈북민의 인권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탈북민들이 자유의사에 따라 목적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유엔 해당기구와 관련 국가들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이 국제회의에서 북한 인권상황을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그 동안 경제협력, 인도적 지원 등에 무게중심을 두며 대북정책을 전개했지만 이번에 북한 인권문제까지 지적함에 따라 대북정책 방향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각국 정상들에게 북한 비핵화를 언급하며 “북한은 핵을 포기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스스로 핵을 포기하고 개혁과 개방을 선택한 여러 나라들처럼 경제발전과 주민의 삶을 개선하는 변화의 길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럴 경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경제발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북한은 21세기 들어 핵실험을 강행한 유일한 국가”라면서 “저는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에 가장 큰 위협인 북한 핵 문제가 시급히 해결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각국 정상들에게 한반도 비무장지대(DMZ)에 ‘세계생태평화공원’을 세우는 것이 남북 화해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제안도 했다.
박 대통령은 “DMZ의 생태계는 남과 북이 하나이고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것을 웅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유엔 주도하에 남북한, 미국, 중국 등 전쟁 당사자들이 참여해 국제적인 규범과 가치를 존중하며 공원을 만든다면 그것은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통일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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