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울산시에 따르면 울산시 환경녹지국 김모(58) 국장 등 공무원 7명은 하수처리장 위탁업체 관계자 5명과 함께 '하수처리시설 선진지 견학'을 명분으로 지난 21일 7박9일 일정으로 유럽연수를 떠났다. 그러나 출발 3일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이 쇄도했다. 포장은 유럽 하수처리시설 견학이지만, 내용은 외유성에 가깝다는 지적때문이다.
문제는 비난여론을 알면서도 외유 공무원들이 예정됐던 일정을 다 보낸 후 지난 30일 오전 뒤늦게 당당하게 귀국했다는 점이다.
울산시의 엉성한 대응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는 세월호 사고 기간 중 터키로 공로연수를 떠난 5명의 공무원들을 긴급히 조기 귀국 시킨 뒤 인솔자인 모 국장에게 책임을 물어 직위해제 조치를 내릴 정도로 강경초지를 했다. 국민적 여론이 세월호 희생자를 애도하는 상황에서 부적절한 외유였음을 바로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울산시는 비난여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조기귀국 조치 등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결국 이들이 예정된 일정을 모두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해 공분을 사고 있다.
더구나 이번 공무원 외유에 울산시가 위탁 관리를 맡긴 2개 하수처리장 관리업체 관계자들이 동행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유착의혹도 나오고 있다. 울산시는 이들 하수처리장들에 대해 오는 8월과 12월 각각 위탁관리 기간 만료로 업체 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울산시가 이들 공무원들에게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도 일반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안전행정부는 이날 울산시에 직접 감사관을 파견, 뒤늦게 감사에 착수했다. 안행부 감사팀은 울산시 관련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연수를 추진하게 된 배경과 예산 사용 문제 등 전반에 걸쳐 감사를 진행 중이다. 울산시가 세월호 사고 애도 속 에서도 이들에게 조기 귀국조치를 내리지 않은 경위를 집중 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울산시는 당시 일정을 취소할 경우 총 3,000여만원의 경비 중 70% 가량을 위약금으로 물어줄 수 밖에 없다는 이유로 강행했다고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행부는 조만간 감사 결과를 토대로 외유 공무원들에 대해 중징계 조치를 요구할 방침이다.
울산지역 시민단체들은 안행부 감사와는 별도로 이번 외유 공무원들에 대해 엄중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울산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울산시가 특정 이해관계로 얽혀있는 업체 관계자들을 연수에 동행시킨 것은 업체 선정 등의 편의 제공 등과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짙다" 며 "사법 당국이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