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일본 언론은 엘피다가 지난 4일 2차 인수입찰을 마감한 결과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를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세계 D램 반도체 점유율 4위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3위인 엘피다를 인수하게 되면 점유율이 24.7%로 뛰어올라 SK하이닉스(23.0%)를 제치고 업계 2위로 올라서게 된다.
도쿄지방법원이 마이크론을 인수대상자가 되기에 적합하다고 승인하면 마이크론은 오는 8월 21일까지 법원에 엘피다 회생계획을 제출하며 본격적인 인수절차를 밟게 된다. 당초 엘피다 인수 2차 입찰은 마이크론 외에 한국의 SK하이닉스, 미ㆍ중 투자펀드연합 등 3파전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입찰 직전 6조원에 달하는 엘피다의 부채에 부담을 느낀 SK하이닉스가 입찰을 포기하자 마이크론과 미ㆍ중 펀드연합 간 경쟁으로 압축됐다.
통신은 엘피다가 기술 연관성이 전혀 없는 미ㆍ중 펀드연합보다는 같은 업계에 있는 마이크론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마이크론이 최소 인수 금액으로 엘피다가 제시한 2,000억엔을 훌쩍 뛰어넘는 3,000억엔을 투입하기로 약속한 점도 엘피다의 마음을 움직인 배경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한때 D램 시장을 주름잡던 일본 기업이 시장에서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평가했다. 한편 SK하이닉스와 엘피다 공동 인수에 나서려다 협상이 무산되며 한 발 물러난 일본의 도시바는 마이크론과 공동 인수 방안을 놓고 접촉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