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캠퍼스에서 종암로를 따라 길음동 방향으로 올라가다 보면 오른편 안쪽에 선경, 극동, 아이파크, 삼성 등으로 드문드문 이어지는 아파트 군(君)이 보인다. 지난 9월부터 입주가 진행되고 있는 현대산업개발의 ‘종암 아이파크 2차’도 그 가운데에 위치해 있다. 단지 입구까지 들어오는 길은 좁지만 아파트 단지에 들어서면 내부 인테리어 공사가 여기저기서 진행 중이고, 이사 차량과 공사 차량이 연신 들락날락 거리고 있다. 단지 바로 옆에서는 어린이집 한 곳이 입주시기에 맞춰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다. 이곳 입주상담센터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입주율은 73.4%. 상담센터 직원은 “부동산 침체기임을 감안하면 다른 입주 단지에 비해 양호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종암동 54번지 일대에 위치한 종암 아이파크 2차는 총 782가구로 10~20층 15개 동으로 구성돼 있으며, 23~41평형이 있다. 분양가는 평당 730만~820만원이었으며, 현재 ▦23평형 2억3,000만원 ▦31평형 3억5,000만~3억6,000만원 ▦41평형 4억3,000만~4억6,000만원 등으로 평당 1,000만원을 웃돌고 있다. 전세가는 31평형이 1억6,000만원 선. 한달 전까지만 해도 거래가 간간히 이뤄졌지만 요즘은 거래가 뜸한 편. 인근의 좋은날부동산 관계자는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 보니 거래는 거의 없다”며 “하지만 매물이 쌓이는 정도가 심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종암동 일대 아파트 가운데서는 아이파크 1, 2차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1, 2차의 시세는 비슷하고, 삼성 래미안은 이보다 2,000만~3,000만원(30평형대 기준) 가량 낮다. 래미안이 아이파크보다 더 언덕 위에 위치하고, 입주도 1년 여 앞섰기 때문. 30평형대의 경우 아이파크는 3베이인 반면 래미안은 2베이라 구조도 뒤진다. 지난 6월 입주 2년차 소유주들이 양도세 혜택을 노리고 급매를 내놓은 데 따른 영향도 있다. 하지만 아이파크 2차는 래미안과 아이파크 1차가 다른 아파트 단지들과 모여있는 반면 혼자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래미안, 아이파크 1차는 길음 전철역이 가깝고, 주변상권도 발달된 편이다. 하지만 아이파크 2차는 지하철 6호선 고려대역까지 가려면 버스를 이용해야 하고, 상권도 약하다. 학군도 아이파크 2차에 살면 배정되는 숭례초등학교보다 래미안과 아이파크 1차의 개운초등학교가 더 인기라는 게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삼성부동산컨설팅의 이윤숙 공인중개사는 “이 때문에 래미안과 아이파크 1차는 지하철 출퇴근이 중요한 젊은 부부나 초등학생 학부모들이, 아이파크 2차는 개운산 조망을 선호하는 상대적으로 나이 있는 분들이 찾는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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