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버지니아주 대법원은 2명의 희생자 유가족이 주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주 정부가 학생들에게 범죄 행위 가능성을 경고할 의무는 없다”고 이날 판시했다.
이는 지난해 몽고메리 카운티 순회법원에서 배심원들이 “주 정부는 2명의 피살학생 유가족에게 각각 400만 달러를 배상해야 한다”고 평결한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당시 배심원들은 대학 기숙사에서 2명의 학생이 범인 총에 맞아 숨진 직후 학교 측이 더 빨리 경고를 내려 추가 희생자를 막았어야 한다며 이에 대한 책임을 주 정부에 물었었다.
특히 이날 판결은 지난해 8월 연방 교육부가 ‘경고 의무 소홀’을 이유로 버지니아텍에 2만7,500달러의 벌금을 물린 것과도 상반된 결과라고 WP는 보도했다.
당시 한 피해자의 아버지인 해리 프라이드는 이날 법원 결정에 대해 “주 정부에 부여된 책임을 무시하고 지나치게 감싸고 도는 것에 대해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다.
반면 켄 쿠치넬리 버지니아 검찰총장의 대변인은 "사랑하는 이를 잃은 유족들의 슬픔은 형언할 수 없지만 대법원은 우리가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것을 받아들였다"면서 "주 정부와 버지니아텍 학교 관계자들은 사건 당시 대응에 소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버지니아텍 총기 난사는 지난 2007년 4월 버지니아텍에서 한국계 미국인 학생인 조승희가 무차별 총격을 가해 무려 32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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