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상담사는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고객과 만나는 접점에 서 있다. 시장의 흐름은 물론 주택 수요를 가장 정확하게 읽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그들은 최근의 부동산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서울경제신문은 8일 주요 건설사 분양 현장에서 일하는 분양상담사들로부터 시장의 흐름에 대해 얘기를 들어봤다.
도우아이앤디㈜의 김다운 팀장은 최근의 분양시장은 "소형 전성시대"라고 말했다. 아파트보다 오히려 33㎡ 안팎의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에 대한 관심이 더 많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도심지역의 경우 대형 아파트에 대한 문의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아파트는 85㎡가 수요의 마지노선이라는 게 분양상담사들의 설명이다.
내외주건의 우경아 과장은 "모델하우스에서 대형을 문의한 사람도 실제 청약은 중소형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형의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지우RNC의 채상헌 팀장은 "대형 아파트의 경우 업체별로 15~30%씩 분양가를 할인해도 반응이 신통치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집값에 대한 전망은 상승이나 하락보다는 '보합'에 무게가 실렸다. 프리랜서 분양상담사인 선윤영씨는 "집값은 지난 2007년 정점을 찍은 뒤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며 "투자자시장에서 실수요자시장으로 전환된 만큼 특별한 외부 요인이 없는 한 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도의 한 아파트 분양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선씨는 "예전에는 가격 전망을 묻는 상담자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생활환경을 주로 물어본다"며 "실수요자가 90% 이상"이라고 덧붙였다.
우 과장은 "가격이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지난해 34평대 아파트를 분양 받았다"며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 최악의 단지라도 2~3년 후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채 팀장은"부산ㆍ울산 등 지방 분양시장의 경우 실수요와 투자자 비율이 비슷하다"며 "수도권도 어느 정도 투자 수요가 살아나야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분양상담사들은 가장 안정적인 투자상품으로 중소형 아파트를 꼽았다. 수요가 탄탄해 경기변동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큰 상가보다는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채 팀장은 "지역적 특성에 따라 서비스업이 풍부한 부산에는 오피스텔이, 대규모 생산업체가 많은 울산에는 가족 단위의 중소형 아파트가 투자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대학가ㆍ도심 등 배후 수요가 풍부한 곳은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도 투자해볼 만하다"며 "다만 오피스텔은 입주물량이 쏟아지는 오는 2013년부터는 단기 공급 과잉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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