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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25 직후 재소자ㆍ보도연맹원 3,400여명 학살"
입력2010-07-02 17:11:09
수정
2010.07.02 17:11:09
진실화해위 확인…유족들 "유해 발굴 계속해야"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6ㆍ25 전쟁 발발 직후 대전ㆍ공주ㆍ청주형무소에 수감된 재소자와 국민보도연맹원 등 3,400여명이 집단 희생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주한미군 정보일지' 등 미군 자료와 당시 헌병ㆍ경찰ㆍ형무관 등 현장 목격자들의 진술, 현장조사 등을 토대로 이 같은 결론을 내렸으며 희생자 가운데 333명과 희생 추정자 18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보도연맹은 1948년말 시행된 국가보안법에 따라 좌익사상에 물든 사람들을 전향시켜 보호ㆍ인도한다는 취지로 정부에서 반강제적으로 결성했다. 지역별 할당제가 있어 사상범이 아닌데도 등록된 경우가 많아 1949년말 가입자가 30만명에 달했다. 6ㆍ25 전쟁이 일어나자 정부와 경찰은 초기 후퇴 과정에서 이들을 무차별 검속(檢束)ㆍ즉결처분, 집단학살했다.
진실화해위에 따르면 6ㆍ25 발발 초기인 1950년 6월28일께부터 7월17일까지 제주 4ㆍ3사건 관련자 300여명을 포함해 대전형무소에 수감돼 있던 좌익인사ㆍ보도연맹원 등 1,800여명이 충남지구 CIC(육군 특무부대)와 헌병대ㆍ경찰 등에 의해 대전 산내동 골령골에서 불법적으로 처형ㆍ암매장됐다. 진실화해위는 이 가운데 267명의 신원을 확인했고 18명을 희생자로 추정했다.
충남 공주ㆍ청주형무소에서도 같은 시기 재소자ㆍ보도연맹원 1,600여명이 CIC와 헌병대 등에 의해 공주 왕촌지역, 충북 청원군 분터골 등에서 적절한 법적 절차 없이 희생됐으며 이 가운데 66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진실화해위 관계자는 "전시였다고는 하지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국가가 재소자와 보도연맹원들을 좌익 전력이 있거나 인민군에 동조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적법한 절차없이 사살한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말했다.
진실화해위는 국가가 유족에게 사과하고 위령사업 지원, 전쟁ㆍ비상사태시 민간인 보호조치 규정 정비, 평화인권교육 강화 등을 권고했다.
진실화해위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대전형무소 희생자 유족들로 구성된 대전산내유족회는 "10년여에 걸친 진실 규명을 위한 노력 끝에 마침내 산내학살사건이 국가에 의한 억울한 희생임이 공식 인정됐다"면서 "지난 세월 군사정부를 거치며 부모형제의 억울한 죽음에 항의도 못하고 살아온 유족들의 한이 조금이나마 풀리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다만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기본법'이 지난달 종료됨에 따라 이후 사업에 대해 아무런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지난해 유해 발굴이 중단된 이후 골령골에 유골이 나뒹굴고 있어 유해발굴 등 후속사업을 조속히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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