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발권력을 동원한 달러 공급을 크게 늘리면서 전세계 달러 유통량이 2년 전에 비해 2배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세계에서 달러 일일 유통량이 지난 10월말 현재 4조5,000억달러 가량으로 지난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전에 비해 2배 팽창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달러 일일 유통량은 10년 전인 2000년과 비교하면 3.5배, 25년 전인 1985년(6,000억달러)에 비하면 무려 7.5배나 늘어났다. 신문은 이 같은 과잉 유동성에 따른 금융 버블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최근 6,000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매수하는 2차 양적완화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달러 유통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버블이 우려되는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달러 유통량의 증가세가 전세계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크게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 달러 유통량과 GDP는 지난 2000년부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까지 나란히 2배 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2008년 이후 지금까지 전세계 명목 GDP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반면 글로벌 달러 유통량은 2년 만에 두 배 가량 팽창했다. 과거 1980년대 일본경제의 버블과 1990대 후반 아시아 금융위기, 2000년대 초반 미국의 정보기술(IT) 버블과 이후 주택 버블 등은 모두 유동성의 팽창과 수축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를 감안하면 최근 2년간의 급격한 달러 팽창은 또 다른 금융버블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이 신문은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이 저성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금융완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지만 이들 자금은 금리가 높고 성장 전망이 밝은 신흥국가의 자산시장과 상품시장으로만 몰리고 있다며, 이러한 저금리 자금이 글로벌 금융 및 상품 시장에서 새로운 버블을 일으키는 것이 세계 경제에서 큰 리스크 요인이 되고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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