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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월 전국에서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지난해의 2배에 가까운 5만여가구에 달한다. 하지만 첫째주에 수도권에서 청약을 받는 단지는 단 한 곳도 없다. 여름 휴가철과 런던올림픽이 겹치면서 아파트 청약 시장이 비수기로 접어든 탓이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올림픽이 끝나는 3주차부터 물량을 쏟아낼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8월 전국에 걸쳐 5만63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3,562가구를 비롯해 경기도 1만1,767가구, 인천 3,893가구가 예정돼 있다. 지방의 경우 3만841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에 분양된 2만7,410가구에 비해 무려 82.6%가 증가한 것으로, 올 하반기 주택분양시장의 향방을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비수기인 이달 30일에서 내달 3일까지 닷새간 청약 접수에 나서는 단지는 부산 대연힐스테이트푸르지오(일반분양 1,060가구)와 지방의 소규모 아파트 3곳 등 2,668가구뿐인 것으로 집계됐다. 내달 분양을 앞두고 있는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주택분양 시장이 침체기인데다 여름 휴가철과 런던올림픽까지 겹쳐 분양 일정을 8월 중순 이후로 미뤘다"면서 "모델하우스 개관도 대부분 광복절 이후에나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하반기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동탄2신도시 시범지구 5,500여가구의 청약 접수도 17일 또는 24일께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탄2신도시 동시분양은 당초 7월 초로 예정됐으나 인허가 문제로 미뤄지다 휴가철과 올림픽 때문에 8월 말로 또 다시 연기된 바 있다. 또 5개 건설사가 분양을 준비 중인 세종시의 2,500가구도 8월 중순 이후 순차적으로 분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공공분양ㆍ임대, 국민임대 등 8월에만 전국에 1만여가구를 공급할 예정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8월 중반부터 본격적인 분양에 뛰어들 예정이다. LH의 한 관계자는 "대구ㆍ울산ㆍ전남 등지의 지방혁신도시를 중심으로 8월에만 1만여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라면서 " 8월 초 입주자 공고를 내고 중순 이후부터 본격적인 공급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보금자리지구, 택지지구, 세종시, 혁신도시 등 입지여건이 뛰어난 지역물량이 늘어난 결과"라며 "올림픽 폐막 후인 3주차에 분양물량이 피크를 이룰 것으로 보여 건설사 간 마케팅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올 상반기에 물량을 쏟아낸 뒤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대형 건설사들도 8월 중순 이후부터 대단지 아파트를 분양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3ㆍ4주차에 걸쳐 인천송도 '더샵그린워크3차(1,138가구)'와 부산 연제구의 '더샵파크시티(1,758가구)'의 청약에 나설 예정이며 현대산업개발과 대림산업은 대구 달서구 월배지구에 각각 '월배아이파크(1,296가구)'와 '월배e편한세상(956가구)'를 늦어도 추석 전에 분양할 계획이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는 8월 올림픽과 9월 추석이 지나면 대통령선거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주택시장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며 "일정을 제대로 잡지 못할 경우 하반기 물량은 내년 전반기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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