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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기로에 선 민주노총

지난 5월17일 폭행과 경선 부정으로 얼룩진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 철회와 집단 탈당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중앙집행위원회는 무려 10시간의 격론 끝에 '조건부 지지 철회'로 결론을 냈다.

집단 탈당은 잠시 유보하면서 비례대표 총사퇴 등의 고강도 쇄신이 이뤄질 경우에만 다시금 지지로 돌아설 수 있음을 공언한 결정이었다.

당시 통진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는 비례대표 당선자들에게 출당을 촉구했지만 두 달여의 시간이 흐른 지난달 26일 이석기ㆍ김재연 의원의 제명은 의원총회에서 결국 부결되고 말았다.

다음달 13일 민노총은 다시 중앙집행위원회를 연다.

비례대표 후보의 총사퇴라는 조건 충족에 실패한 상황에서 조건부 지지 철회가 전면 지지 철회로 바뀌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하지만 민노총 자체도 통진당의 구당권파 지지 세력과 혁신파 지지 세력이 갈려 민노총이 완전 결별을 택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민노총은 진보 정당에 대한 마지막 희망을 담아 '조건부'라는 단서를 내걸었지만 통진당은 이 기대를 외면했다. 지금은 민노총이 노동계를 포함한 진보 진영 전체의 희망과 기대에 직면해 있다.

물론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의 극단적인 선택은 악수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스스로 내세운 '노동자 중심성'의 회복을 위해 민노총에 필요한 것은 눈앞의 소리(小利)가 아닌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진보라는 대의(大義)다.

조건부 지지 철회 결정 직후 한 인터뷰에서 김영훈 민노총 위원장은 "내 손으로 산소 호흡기를 떼는 게 맞는 것인가 고민했다"고 말했다.

지금은 산소 호흡기를 버리고 맑고 싱싱한 공기를 불어넣어줄 시점이다. 진보 진영의 기대를 품는 노동자 집단으로 거듭나느냐, 정략적 이해 관계에 매몰된 정치 집단으로 전락하느냐. 민노총이 서 있는 절체절명의 기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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