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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발등의 불 외면하려는 日
입력2011-08-01 17:40:53
수정
2011.08.01 17:40:53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 의원 세 명이 1일 울릉도 방문을 위해 한국에 들어왔다. 이들은 한국 정부의 입국금지 방침을 알면서도 입국을 강행했다. 시끄러울수록 독도 영유권 문제가 더욱 이슈가 돼 일본에 유리할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이들의 노림수는 일단 효과를 거둔 듯하다. 일본 의원들의 행보는 한국은 물론 일본의 각 언론을 통해서도 실시간으로 보도됐다. 일본의 주요 언론사 홈페이지에는 입국을 거부당한 일본 의원들에 대한 기사와 사진이 전면에 내걸렸다. 일본인들에게도 충분히 자극적인 뉴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정치쇼'는 우리 국민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일본 국민들에게도 현 시점에서 도움이 안 되는 일이다. 일본인들에게는 지금 발등에 큰 불이 떨어져 있다. 지난 3월 대지진 이후 정치와 경제가 혼란에 빠져 있다. 늘 그렇듯이 겉으로 보기에는 조용해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정치권은 선장 없는 배가 항해하는 격이고 경제는 계속 외부 변수에 흔들리고 있다. 이런 시국에서 일본 정치인들이 해야 할 일은 정치권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경제∙사회 부흥을 위한 각종 조치를 단계적으로 취하는 것이다.
현재 간 나오토 정권에 대한 국민 지지율은 10%대에 불과하다. 간 총리 조기 퇴진을 원하는 일본 국민들의 목소리가 높지만 총리 퇴진시기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여야를 불문하고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들 중 그 누구도 현 상황을 바꾸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과 정치인들이 모두 방관하는 지지율 10%대의 정부는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 한 예로 최근 일본 국민들을 경악하게 한 방사성 세슘 쇠고기 파문은 제대로 된 뒷수습 없이 흐지부지 사라져버렸다. 정부의 전력대책 역시 주먹구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본 정부가 여름을 앞두고 전력난을 우려해 37년 만에 전력사용제한령을 발동했지만 잘못된 계산으로 기업과 국민들을 지나치게 힘들게 만들었다는 게 일본 언론의 비판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인들이 국민들의 내부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외부로 눈을 돌리게 하는 일은 흔한 방법이다. 하지만 쇼가 진행되는 동안 발등의 불이 더욱 커진다는 것을 일본 정치인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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