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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천안문에서 북동쪽으로 50㎞ 남짓 떨어진 베이징현대차 제2공장. 지난 19일 기자가 찾은 이 공장은 밀려드는 주문으로 요즘 밤낮과 평일ㆍ주말을 가리지 않고 풀가동되며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프레스라인에서 만난 안봉헌 베이징현대차 기술센터 부본부장은 "1시간에 각 조립 라인을 지나가는 차가 47대에 이른다"며 "연일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하기 위해 근로자들이 하루에 11시간씩, 2교대 체제로 전력을 다해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경기회복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단연 자동차 산업이고 그 한복판에 바로 베이징현대차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공장에서 만드는 엘란트라 소형차인 '위에둥'은 월간 판매량이 2만대를 넘어서며 지난 6월부터 중국에서 팔리는 250여개 차종 중 1위로 올라섰다. 베이징현대차는 위에둥을 위시한 주력 차종의 폭발적인 수요에 힘입어 올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60% 늘어난 50만대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베이징현대차의 상반기 판매 증가율은 55.8%로 상하이GM의 20.9%, 광저우혼다의 14.8%를 2~3배씩 앞지르고 있다. 베이징현대차의 이 같은 약진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도요타 등 주요 자동차 회사들이 중국 내 신규 투자를 축소하는 등 잔뜩 움츠리는 사이에 역으로 과감한 공장증설과 적극적 마케팅으로 내수시장을 개척해나갔기 때문이다. 베이징현대차의 공격적 투자는 올 초부터 시작된 중국 정부의 4조위안 규모의 초대형 경기부양책과 맞물리면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 당국이 연안보다는 내륙 서민들의 소비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베이징현대차가 강점을 갖고 있는 소형 자동차에 대한 세금감면, 보조금 지원에 나선 것도 성장동력으로 작용했다. 이에 맞춰 베이징현대차는 올 초부터 칭하이성ㆍ허난성 등 중국 중원과 내륙의 딜러망을 급속히 확대해나가기 시작했다. 중국 내 판매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백효흠 베이징현대차 부사장은 "상하이ㆍ광저우성 등 연안지역과 달리 중국 정부의 강력한 내수부양책과 맞물리며 칭하이성ㆍ쓰촨성 등 이제 막 소비층이 형성되기 시작한 중국 내륙지역은 누가 먼저 강력한 품질 경쟁력과 앞선 마케팅으로 선점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발 빠르게 판매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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