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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대비 이중시스템 눈길 방벽 비행기 충돌에도 견뎌

■ 현대건설 신고리3·4호기 건설현장 가보니

신고리 3·4호기는 한국형 신형 가압경수로인 APR-1400이 적용돼 시간당 1,400㎿의 발전기 출력은 물론 탁월한 안전성이 강점인 차세대 원자력발전소다.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3·4호기 건설 현장. /사진제공=현대건설

바다 빛이 아름다운 울산시 울주군 간절곶을 지나 10여분을 달리자 고리 원자력발전본부가 모습을 드러낸다. 1978년 국내 최초의 상업 운전을 시작한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를 비롯, 2ㆍ3ㆍ4호기와 지난해 12월 준공된 신고리 1ㆍ2호기 등 총 6기의 원전이 전기를 생산하고 있는 곳이다.

원전타운에 들어서 전망대에 오르자 신고리 1ㆍ2호기 옆으로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신고리 3ㆍ4호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신고리 3ㆍ4호기는 한국형 신형 가압경수로인 APR-1400(Advanced Power Reactor)가 처음으로 적용되는 원전이다. 우리 기술로 독자 개발한 모델로 발전기 출력이 국내 최대 용량인 시간당 1,400㎿에 달한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에 수출돼 세계 원전 시장을 주도할 차세대 원자로로 주목 받은 바로 그 모델이다. 현재 96%의 공정률로 3호기의 경우 올해 내 상업운전을 시작할 계획이다.

거대한 체육관 크기의 터빈 발전소 건물로 들어섰다. 원자로에서 가열된 물이 증기발생기를 거쳐 만들어진 증기로 터빈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생산해내는 곳이다. 현장소장인 김인엽 현대건설 상무는 "신고리 3ㆍ4호기는 발전기와 터빈 등 대부분의 장비와 장치가 우리 기술로 만들어졌다"며 " 핵심기술 개발 및 설계, 실험, 실증 등에 연구인원 2,000여명이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터빈 발전소는 물론 3ㆍ4호기를 구성하는 각각의 설비 대부분이 이미 시험 가동을 시작해 성능 테스트를 하고 있다. 원전 가동을 컨트롤하는 주조정실로 이동했다. 모든 조종이 최신 디지털 방식으로 이뤄지며 사고 등으로 디지털 조작이 안 될 때에 대비해 주조종실 측면에 아날로그 방식의 운전 장치가 별도로 준비돼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이곳이 화재 등으로 가동되지 않을 경우 지하에 주조정실의 축소판 같은 조정실이 마련돼 있어 어떤 경우에도 원전을 컨트롤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인간공학적인 주제어실과 크게 향상된 중대 사고 대처 능력이 APR-1400이 다른 원자로보다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 받는 요소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원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 특히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 강화가 더욱 요구됐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비상전원설비 침수방지조치' '이동형 비상발전기 차량확보' 등 33건의 개선대책을 신고리 3ㆍ4호기에 적용했고 리히터 규모 7.0 이상의 초대형 지진 사고에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원전 연료와 연료봉을 싸고 있는 5단계 방벽의 격납건물은 비행하는 비행기가 충돌해도 견딜 정도로 견고하다.

시공사인 현대건설도 안전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김 상무는 "40년 이상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철저한 공기 준수는 물론 원전 안전성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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