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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소비자의 눈으로 보라

모토로라는 지난 18일 미국 시카고에서 5,000만번째 레이저폰 출시를 기념해 대대적인 자축행사를 가졌다. 이 행사는 모토로라가 노키아와 함께 세계시장에서 완벽한 양강체제를 구축했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여졌다. 모토로라의 회생은 국내 업체들이 주도한 ‘기술 일변도’에서 과감하게 벗어난 데서 시작됐다. 휴대폰에 다양한 멀티미디어가 추가되는 컨버전스가 본격화되면서 업체들은 보다 더 큰 화면을 강조했다. 레이저는 컨버전스와 휴대성의 조화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넓은 화면과 휴대성을 만족시키는 방법은 얇게 만드는 것뿐이었다. 시장의 요구가 ‘얇은 휴대폰’이라 보고 경쟁 업체보다 한발 앞서 초슬림폰 레이저를 출시했다. 모토로라는 휴대성과 멀티미디어 기능의 조화를 추구하면서 휴대폰 본연의 기능인 휴대성을 조금 더 강조했다. 레이저는 카메라 화소수도 높지 않고 MP3파일의 저장용량도 20곡 정도에 불과하다. 그 이상의 기능을 원한다면 디지털카메라나 아이팟을 쓸 테니 휴대폰의 기능으로는 그만하면 됐다는 판단에서다. 첨단 기능에 매달리는 대신 모토로라는 레이저의 이미지 살리기에 주력했다. ‘레이저를 사용하는 사람이 패션 리더’라는 이미지를 충분히 심어주면서 레이저를 한대 사면 한대를 공짜로 주는 판촉 활동까지 전개했다. 누구에게나 ‘갖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레이저는 시장에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 모토로라가 치밀한 계획을 통해 만들어낸 히트작인 셈이다. 국내 휴대폰 업체의 부진 원인으로는 신흥시장 공략 실패, 환율 하락, 높은 원가구조 등 여러 가지가 꼽히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은 히트폰의 부재라고 할 수 있다. 시장의 판도를 국내 업체들이 원하는 대로 바꾸려면 기존 시장의 틀에서 과감하게 벗어나려는 새로운 발상과 전략이 필요하다. 모토로라가 성공했던 것처럼 소비자의 눈으로 시장을 읽고 여기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낸다면 한국의 휴대폰산업이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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