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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비자단체소송제 재고돼야 한다
입력2006-02-19 15:56:19
수정
2006.02.19 15:56:19
국회 재경위 금융ㆍ경제법안 소위가 오는 2008년 시행 예정인 소비자단체소송의 자격요건을 정한 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민간단체지원법에 의해 설립된 회원 1,000명 이상 단체, 정관에 소비자보호업무를 명기한 비영리 민간단체는 제품결함 등으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다고 판단되면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요건을 갖춘 민간단체는 지난해 3월 말 기준으로만 1,133곳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가 당초 이 법안을 추진할 때 예상했던 단체는 9곳 정도였다. 당초 예상보다 무려 120배나 많은 단체가 소송을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소비자단체소송이란 제품을 구매한 뒤 피해를 입은 다수의 소비자들을 대신해 제3의 공익단체가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제도다. 소송에서 질 경우 기업은 당연히 해당 제품을 회수하고 폐기해야 한다.
소비자 주권은 보호돼야 한다. 선진국에 비해 아직도 소비자피해구제수준이 미진하고 소비자보호원 등 공적기구의 역할에 한계가 있는 우리 현실을 감안할 때 시민단체를 통해 소비자의 피해를 구제하는 것은 한가지 대안일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단체소송의 부작용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시민단체의 소송 남발로 인한 기업 피해가 우려된다. 그동안 전문성이 떨어지는 일부 소비자단체의 폭로성 발표로 많은 기업들이 억울한 피해를 입은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현재로서만 1,100여개 단체에 소송 자격이 있다고 하는데 앞으로 그 숫자가 갈수록 늘어나면 기업들은 무더기 소송에 시달릴 공산이 크다. 따라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단체의 자격요건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더욱 염려스러운 것은 기업들의 무한책임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기업하려는 의지가 꺾이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기업들은 지금도 제조물책임법ㆍ집단소송제 등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소송에 필요한 인력과 비용지출로 어려움이 많다. 소비자 피해를 구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의욕을 꺾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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