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기업인들을 직접 만나보니 한국의 노사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매우 왜곡돼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노동계 대표로서 외국에서 걱정하는 만큼 우리 노사관계가 불안하지 않다는 점을 알리는 데 주력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ㆍ일본 순방에 동행해 투자 유치 활동을 지원하고 21일 돌아온 장석춘(사진)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번 해외 방문 활동을 이같이 설명했다. 장 위원장은 22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국내에서 (투쟁)할 일은 하더라도 해외에 나가면 어려운 국내 고용 사정을 고려해 경제 살리기에 동참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기회가 있으면 해외에 나가 일자리 창출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계 수장이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수행단으로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 위원장은 “한국의 노사관계를 투자의 걸림돌로 생각하던 외국 기업인들이 노총 위원장이 직접 나서 투자 유치를 호소하자 상당히 놀라는 분위기였다”며 “일본에서는 정치인들도 상당한 관심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장 위원장은 특히 “일부 대기업의 노사분규와 과격 시위 때문에 외국 기업인들이 한국의 노사관계를 굴절되게 바라보고 있었다”며 “노총에 가입한 노조 가운데 노사분규가 발생하는 곳은 1.9%에 불과할 정도로 우리 노사관계가 안정돼가고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소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근로자들은 교육과 기술 수준이 높아 근로자를 동반자로 인식하고 투명하게 경영한다면 다른 나라에 투자하는 것보다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외국 기업인들에게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장 위원장은 한국에 진출한 일부 외국 기업에서 노사 갈등을 빚기도 하지만 이는 서로의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 기업이 우리 노사문화를 이해하지 못한 채 자기들만의 경영기법을 강요하거나 근로자들이 무조건 외국 자본에 거부 반응을 보이면서 마찰을 빚기도 한다”며 “이런 경우 한국노총이 나서서 서로 오해를 풀도록 조율하겠다”고 강조했다. 장 위원장은 “경영계에서 앞으로도 해외 투자 유치 활동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면서 “실질적으로 투자 유치 성과가 나올 수 있는 지역에 한해 동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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