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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일상 치유해 주는 신비의 묘약

[토요 Watch] 힘든 일상… 가족이 힐링이다<BR>뻔한 웃음·감동?… 갈등 씻어내는 묘약!<br>영화 '7번방의 선물' 드라마 '내 딸…' 등<br>가족 키워드 작품들 문화계서 흥행몰이


우리 시대 어머니의 자화상을 잔잔하게 그린 연극 '어머니(왼쪽)'와 8일 오전 관객 50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몰이 중인 영화'7번방의 선물'이 점차 잊혀져 가고 있는 가족애를 새삼 일깨우고 있다.


힘든 일상 치유해 주는 신비의 묘약
[토요 Watch] 힘든 일상… 가족이 힐링이다뻔한 웃음·감동?… 갈등 씻어내는 묘약!영화 '7번방의 선물' 드라마 '내 딸…' 등가족 키워드 작품들 문화계서 흥행몰이

정민정기자 jminj@sed.co.kr
이재유기자 0301@sed.co.kr




















우리 시대 어머니의 자화상을 잔잔하게 그린 연극 '어머니(왼쪽)'와 8일 오전 관객 50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몰이 중인 영화'7번방의 선물'이 점차 잊혀져 가고 있는 가족애를 새삼 일깨우고 있다.











지난 7일 저녁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는 훌쩍이며 눈물ㆍ콧물을 훔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가족영화 '7번방의 선물'이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며 수없이 웃음과 눈물의 사연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7번방의 선물'은 여섯 살 지능의 '딸 바보' 이용구(류승룡 분)가 아동 성추행·살해죄의 누명을 쓰고 성남교도소 7번방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딸 예승(갈소원 분)과 사형수 아빠 용구가 "아빠, 태어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빠 딸로 태어나(줘)서 고맙습니다"라며 나누는 작별인사 장면에서 관객들의 심정적 동요가 절정에 달했다.

가족을 소재로 한 휴먼 문화상품들이 영화론ㆍ드라마ㆍ뮤지컬ㆍ소설 등 문화계 전반에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7번방의 선물'은 '신파조'라는 일부의 비판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개봉 17일 만인 8일 오전 전국 관객 500만명(배급사 자체조사)을 돌파하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로는 497만2,979명이다. 설 연휴기간에 6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 엠 샘'과 '하모니'를 적절히 버무려놓아 신선도가 떨어진다 일부 비판이 있음에도 관객들이 이 작품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얼일까.

최광희 영화평론가는 "이 영화는 극단적인 설정을 내세우면서 관객들이 거부감 없이 감동에 몰입하게 된다"며 "최근 한국 영화가 감정선을 전달하는 자극기제들이 많이 발달했는데 그런 차원에서 이 영화도 현실적인 개연성은 떨어지지만 관객들이 구매하고려는 감동을 전달하는 데 성공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임순례 감독의 '남쪽으로 튀어'도 개봉 이틀 만에 11만 관객을 돌파했다. 현사회의 제도를 모두 거부하고 '남쪽'이라는 상징적인 곳으로 떠난 최해갑과 그의 가족들이 대모도라는 섬에서 벌이는 이야기다. 아내의 갑작스러운 마비 증세를 맞은 노부부의 삶을 그린 예술영화 '아무르'도 지난해 12월 개봉 이후 6만4,000여명의 관객을 돌파하며 장기 흥행하고 있다.

최근 공중파 방송 드라마 시장에서도 '가족'이라는 키워드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주말 드라마 '내 딸 서영이'와 일일 드라마 '힘내요, 미스터 김!'은 30~40%대의 높은 시청률로 동시간대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내 딸 서영이'는 지난 1월27일 자체 최고시청률 45.6%를 기록하기도 했다. 제목부터 의미심장한 이 드라마의 핵심은 '서영이(이보영 분)'가 아닌 '내 딸'이다. 서영은 무능한 아버지와 씨름하다 부유하고 다정한 우재를 만나 자신을 고아라고 속이고 비밀결혼을 한다. 가족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아버지를 외면하는 딸의 모습을 보여주며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지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 질문의 답을 찾는 과정에서 가족의 무게를 새삼 깨닫게 한다. 일일 드라마 '힘내요, 미스터 김!'도 제각기 아픈 사연을 지닌 채 한지붕 밑에서 살아가는 미스터 김의 가족을 통해 혈연이 아닌 정(情)의 힘으로 살아가는 가족의 새로운 모습을 조망한다.

대표적 대중매체인 텔레비전 방송과 영화에서 가족이 흥행몰이를 하는 가운데 공연과 출판시장에서도 가족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주목되고 있다.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오른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은 배종옥ㆍ조재현ㆍ정재은ㆍ정웅인이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딸까지 둔 두 남녀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과 가족의 의미를 되묻는다. 오는 11일 폐막을 앞둔 이 작품은 설 연휴기간 좌석이 거의 매진된 상태다. 연기인생 50주년을 기념해 손숙씨가 출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연극 '어머니'는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분단의 현대사를 바탕에 깔고 있다. 여기에 남편의 바람기와 혹독한 시집살이, 자식의 죽음까지 감내해야 했던 우리네 '엄마(할머니)의 이야기'를 가슴 절절하게 그리고 있다. 500석 규모의 대학로예술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면서 조용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출판 부문에서도 '가족'을 주제로 한 책들이 연초부터 잇달아 출간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나온 신달자 시인의 '엄마와 딸'은 한달 만에 3,000권 판매를 돌파했으며 이에 힘입어 오디오북으로도 출시됐다. 비슷한 시기에 출간된 가수 인순이의 '딸에게(명진출판)'와 이현수 힐링심리학아카데미 원장의 '하루 3시간 엄마냄새(김영사)'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불황과 양극화가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가족이 파괴되는 현상이 두드러지는 이 시기에 가족 관련 문화 콘텐츠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현택수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가족중심적인 문화가 뿌리 박혀 있지만 존속살인 빈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2배가 넘어 1주일에 한 건 이상 일어나는 등 가족해체 현상도 두드러진 사회"라며 "그런 분위기에서 가족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가족 간 애착과 갈등을 동시에 그려내면서 흥행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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