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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한국건축문화大賞] 올해의 건축문화인상 '김종성 서울건축 명예사장'


경주 선재미술관

서울대 박물관.

‘국내 건축계의 살아있는 전설’ 김종성(71) ㈜서울건축 명예사장은 해외에서 수학한 국내 건축계의 1세대 원로이자, 고희를 넘긴 나이에도 일선에서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현역’이다. 그가 영예의 2006 한국건축문화대상 ‘올해의 건축문화인상’ 수상자로 결정된 것은 지난 25년간 국내 건축계의 발전에 기여한 숱한 공로와, 50년 건축인생을 통해 대한민국 건축의 위상을 한껏 높여놓은 데 대한 건축문화인상 조사위원회의 ‘경외’의 표현이다. 김 사장이 처음 건축과 연을 맺은 것은 지난 56년 경기고를 졸업하고 미국의 건축 명문 일리노이 공과대학(IIT)에 진학 하면부터다. 한국전쟁의 잿더미 위에서 건축으로 희망을 찾겠다고 다짐하던 소년은 영국인 J.M. 리차즈의 책 ‘현대 건축 입문’에서 유럽의 거장들과 그들의 작품을 처음 접하고는 망설임 없이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IIT에서 김 사장은 현대 건축의 4대 거장으로 추앙 받는 ‘미즈 반 더 로에’로부터 직접 사사 받은 유일한 한국인으로 기록됐다. 64년 IIT 대학원에서 건축학 석사를 마친 김 사장은 2년 뒤 IIT 건축학과 조교수로 임용되며 주위를 놀라게 했다. 62년부터 10여년간 근무했던 미즈 반 더 로에 건축연구소를 떠나 자체 건축연구소를 설립했던 72년부터는 IIT 건축대학 부학장을 맡았고, 78년에는 학장 서리에까지 올랐다. 미국 건축계에서도 최고로 인정받는 엘리트 코스를 두루 거치며 거침없는 성공가도를 내달린 것. 그러던 그가 78년 돌연 귀국을 결심했다. 서울 힐튼호텔을 세계적 수준으로 설계해 달라는 김우중 당시 대우 회장의 삼고초려도 있었지만 건축ㆍ건설 입국의 발판을 다지고 있던 조국에 ‘보답’할 때가 왔다는 소명의식이 결국 태평양을 건너게 했다. 당시 국내 설계기술로는 ‘언감생심’이었던 서울 힐튼호텔은 그렇게 그의 첫 작품으로 탄생했다. 이후 종로 SK 신사옥, 경주 선재 미술관, 아주대학교 병원, 서울 올림픽 역도경기장, 육군사관학교 도서관, 서울대 박물관 등 시대와 도시를 대표하는 수십여개 건축물들이 그의 손 끝에서 창조됐다. 그가 처음 20여명의 직원으로 설립한 서울건축은 대형 건축사무소 운영을 체계화, 현대화 시키는 모범이 됐다. 모더니즘 건축을 국내에 소개한 건축가이자 학자답게 건축구조의 필독서들도 여러 편 저술했지만, 거꾸로 김 사장의 건축세계와 작품론을 집중 조명ㆍ분석한 책이 출간될 정도로 그가 건축계에 미친 영향은 지대했다. 정인하 한양대 교수는 ‘구축적 논리와 공간적 상상력(김종성 건축론)’이라는 제목의 책에서 “김종성은 테크놀러지와 보편적 공간의 탐구란 주제에 천착하며 한국 현대건축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며 “테크놀러지의 구축적 논리에 입각해 건축개념을 확립한 뒤 점차적으로 풍부한 공간적 상상력을 탐구해 나가는 그의 건축론은 오늘날 건축을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중요한 전범이 된다”고 썼다. 외국 전시회 초청 등으로 미국과 유럽을 오가다 수상 소식을 접한 김종성 명예사장은 “지금까지 제 건축인생 전체를 평가해 준 건축문화인상은 그 어떤 상보다도 값진 명예”라고 짧은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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