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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 앓고 있다] 청년백수를 위한 렌치의 실험

임시직 계약 3년 연장 허용 등 일자리 유연성 확대 카드 꺼내

노조 등 기득권 벽 넘을지 관심


지난 5월 차량 공유 서비스인 우버에 대해 이탈리아 택시노조가 전국적인 항의 시위를 벌이자 여야 정치인뿐만 아니라 교통부 장관까지 나서 우버의 불법성 여부를 조사해 규제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 가운데 침묵을 지키던 마테오 렌치 총리가 트위터에 한 줄의 글을 남겨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뉴욕에 갔을 때 우버를 이용해 보니 참 편리하더라".

렌치 총리의 '우버 트위터 사건'은 단순 해프닝처럼 보이지만 실은 노동 시장과 규제 개혁에 대한 총리의 태도를 읽을 수 있는 신호라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견해다.

2월 출범한 렌치 정부가 가장 앞에 내세운 어젠다는 노동 시장 개혁을 통한 청년실업 문제 해결이다. 그는 노동 시장 유연성 확대를 첫 번째 카드로 꺼내 들었다. 까다로운 노동법 때문에 기업이 신규 채용을 꺼려 청년들의 노동시장 진입이 원천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당초 12개월까지 가능했던 임시직 계약을 3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인턴에 대한 정규직 전환 의무를 완화했다. 계약직 권익 보호를 위한 법 개정도 추진 중이다. 40개가 넘는 복잡한 계약 형태를 하나의 계약 형태로 단순화하되 계약직 근로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내용의 '우니코 콘트락토' 제도가 핵심내용이다.

규제 개혁과 더불어 직업교육에 대한 지원도 강화했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은 지난해 말 EU 내 청년실업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향후 2년 동안 120억유로를 지원하기로 했으며 이 중 이탈리아는 최대 10억유로의 자금을 보조 받아 자국 내 청년들의 직업교육을 지원하는 '유스 개런티'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이는 4개월 이상 실업 상태인 15~29세 청년들이 기업 내에서 직업교육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탈리아 내 니트족 비율은 21.1%로 EU 평균 13.1%보다 많은 것으로 추산된다.



강성 정규직 노조 등 기득권 세력의 눈치를 보느라 수십년간 개혁을 미뤄온 이탈리아 정부가 이제 발걸음은 뗐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는 게 중론이다. 일례로 노동 시장 개혁 방안 중 정규직 근로자의 임금·해고 등 기업계가 주장해왔던 핵심내용은 노조의 반발에 부딪혀 당초 렌치 총리의 구상보다 후퇴하게 됐다.

주세페 치바티 민주당(여당) 의원은 "그동안 청년 실업 문제가 정치권 핵심이슈로 부상한 것은 처음"이라며 "청년 문제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이탈리아 사회가 드디어 관심을 갖고 문제 해결 의지를 나타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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