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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은 민족 공동번영과 평화 위한 드레스덴 선언 수용하라

독일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평화통일 기반조성을 위한 대북 3대 제안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독일통일의 상징도시라고 할 수 있는 드레스덴에서 남북 주민의 인도적 문제 우선 해결과 남북 공동번영을 위한 민생 인프라 구축. 남북 주민 간 동질성 회복 등 세 가지 구상을 북측에 제안했다.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통일대박이 보다 구체화한 것이다.

우리는 박 대통령의 3대 제안이 매우 현실적이라고 평가한다. 더욱이 남북 간 합의가 담긴 7·4공동성명(1972)과 남북기본합의(1991), 6·15공동성명(2000)의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킨 것이어서 북측이 무턱대고 반대만 할 것도 아니다. 북측은 민족 공동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 박 대통령의 제안을 성의 있는 자세로 수용하기 바란다.

박 대통령의 제안에서 무엇보다 주목되는 점은 연성과제(쉬운 것)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강성과제(어려운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접근전략이다. 인도적 지원 확대와 이산가족 상봉 등 교류 정례화같이 남과 북의 이견이 크지 않으면서 상호신뢰를 쌓아갈 수 있는 교류를 바탕으로 궁극적으로 한반도 비핵화에 접근하겠다는 전략은 매우 적절하다. 물론 모든 협력이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한 것이어서 북측의 반발을 야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북측이 대규모 경제협력 같은 현실적 이익을 고려한다면 의외로 통일 분위기가 조성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마침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국제적 공감대가 조성되고 있어 북한이 겉으로는 핵 보유국 인정을 주장하면서도 실리를 챙기려 나설 수도 있는 마당이다.



관건은 강온전략의 배합과 우리 내부의 여론조성, 주변국 설득에 있다. 북핵 문제에 이르기까지 실질적인 교류협력이 진전된다면 자칫 국내에서 '퍼주기 논란'이 재연될 수 있다. 북핵 문제가 미진한 가운데 남북교류가 증진될 경우 미국을 비롯한 전통적 우방국들의 한반도 통일에 대한 지원을 얻어내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북한을 대화의 마당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연성전략과 남북관계는 물론 동북아 안보의 당면 과제인 북핵 문제를 풀어가는 강성전략의 적절한 배분을 위해서는 국내 여론의 전폭적인 지지 또한 필요하다.

이제 공은 북측으로 넘어갔다. 박 대통령이 내놓은 획기적인 대북 제안을 북측이 받아들인다면 남북관계는 지금과 차원이 다르게 전개될 수 있다. 한국의 지정학적 위험도 줄어들고 국내 자본의 투자기회가 넓어져 제2의 경제도약도 기대된다. 대화와 협력으로 민족의 평화와 번영을 향하는 통일의 길에 동참하는 북측의 결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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