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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계기업 디폴트 도미노 현실로

태양광 이어 철강업체도 채무불이행 선언

금융지원 중단에 우량사도 신용경색 위험

중국 한계기업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도미노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과잉생산으로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목됐던 태양광에 이어 철강업체들도 채무불이행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1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산시성 2위 철강업체인 하이신철강이 지난주 만기가 돌아온 은행 대출을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가 발생했다. 하이신철강은 민영 철강업체로는 규모가 큰 편이지만 철강 생산량으로는 국영기업들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미미하다.

하이신철강의 디폴트는 산시성 내 석탄 공급업체 등 여타 업종들과의 복잡한 채무관계로 지역 업체들의 연쇄부도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특히 하이신철강이 지역 내 민간기업들과 함께 기업채권을 보증하는 진샹투자보증이라는 신용보증사가 최근 경영난을 겪으며 하이신철강의 현금 유동성에 어려움을 줬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제는 만약 진샹투자보증이 실질적인 디폴트를 선언할 경우 지역 내 다른 기업들의 회사채 신용위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현재 진샹투자보증 웹사이트는 폐쇄된 상태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회사 관계자는 FT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회사는 평상시대로 운영되고 있으며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부인했지만 다른 임직원들은 "회사 공장이 돌아가곤 있지만 생산량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산시성 관계자도 "현재 당국에서 하이신의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디폴트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잘 풀릴 경우 최종 디폴트는 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이신철강의 디폴트는 지난 7일 발생한 태양광업체 상하이차오리와 함께 중국 기업금융시장의 리스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 기업 회사채의 80% 이상이 국영은행이나 지방정부가 만든 투자회사가 보증을 서 안정적인 투자 대상으로 인식돼왔다. 하지만 정부나 국영은행이 회사채에 대해 더 이상 책임을 지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연이어 디폴트가 발생하고 있다. 한계기업에 대해 금융지원을 중단해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금융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손을 뗀다면 한계기업뿐만 아니라 건실한 중소기업에도 신용경색이 불어닥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외신이나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이 우려를 보이는 부분도 이 점이다. FT는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가 시험대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의 디폴트에 중국 정부의 속내는 복잡하다. 과잉생산으로 인한 한계기업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하지만 자칫 이러한 구조조정이 맞물려 있는 지방 투자기관과 은행들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리커창 총리의 장담과는 달리 금융시스템이 위협에 빠질 수도 있다. 리 총리는 전일 "개별상황에 대해서는 피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 말하면서도 충분히 통제가 가능한 위험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인민은행이 신탁상품과 회사채 만기가 한꺼번에 몰려 있는 6월을 겨냥해 통화정책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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