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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법인 역시 기업과 마찬가지로 경영의 대상이라는 점에서 차이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대학처럼 재단이 갖고 있는 자산을 잘 운용해서 학교 지원에 적극 나설 계획입니다.” 최근 대림학원 이사장으로 선임(2005년 1월1일부)된 제갈정웅(60) 대림I&S 대표이사 부회장은 21일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과 성격은 다르지만 효율성 중심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비슷하다며 학교도 기업처럼 경영의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제갈 신임 이사장은 30년 넘게 기업활동을 해온 대림그룹의 대표적인 전문 경영인. 특히 한국M&A네트워크 회장을 지냈고 현재도 한국M&A협회장을 맡고 있을 정도로 M&A 전문가로 유명하다. 실제로 서울증권 재직시 M&A 분야를 총괄했으며 관련 저서만도 10여권에 이를 정도로 실무와 이론에 해박하다. 이런 그가 교육계로 삶의 터전을 옮긴다고 하니 주위에서 깜짝 놀란 것은 당연지사. 일부에선 만류했고 한편에선 CEO 제의까지 들렸다. 하지만 그는 털끝 만큼의 고민도 없이 그룹의 요청대로 이사장을 선택했다. “사회에 나오면서 목표를 세웠습니다. 예순살까지는 죽을 힘을 다해 직장생활을 하고 그 이후부터 새로운 제2의 인생을 살자고 다짐했습니다. 두 가지가 다 이뤄졌는데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목소리엔 행복감이 가득 배어 있음이 느껴진다. 사실 따지고 보면 교육계가 제갈 이사장에게 그리 낯선 분야는 아니다. 재단 산하의 2년제인 대림대학에서 10여년간 야간 강의를 해왔고 한국능률협회 지식경영위원장과 한국지식경영학회장을 역임하는 등 꾸준히 학교 쪽에 관심을 가져왔다. 그래서 새로 시작할 인생이 더욱 애착이 간다고 제갈 이사장은 말한다. 평소 ‘자신이 명품이 되면 구태여 명품을 걸치지 않아도 명품이 된다’고 생각해온 그는 학교운영과 관련, “건설ㆍ기술 공업전문대인 안양 소재 대림대학의 경우 기업이 원하는 사람을 길러내는 데 초점을 맞춰 4년제 대학의 인력보다 우수하다는 평을 듣도록 전문교육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를 위해 30여년간 기업운영의 노하우를 발휘해 재단의 부동산 등 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용, 만족할 만한 수익을 마련해보겠다”고 덧붙였다. 또 안양여자 중ㆍ고등학교는 이미 명문교로 자리잡은 만큼 일단 현재 상태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강원도 강릉 출신인 제갈 이사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고 지난 72년 외환은행을 거쳐 77년 대림그룹에 입사한 뒤 대림산업 쿠웨이트지점장, 기획조정실 이사, 서울증권 상무, 대림정보통신 사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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