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의 신형 'C클래스'는 7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로 돌아온 준중형 세단이다. C클래스는 지난 1982년 첫 출시 이후 전 세계적으로 850만대가 넘게 팔렸다. 국내 고객들은 아직도 'E클래스'를 더 선호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오히려 C클래스의 인기가 E클래스를 뛰어 넘는다.
신형 C클래스는 안전·디자인·성능 등 모든 부문에서 '동급 최강(best in class)'을 구현하는 것 목표로 설계됐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하반기에 이 차를 3,500~4,000대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C클래스를 지난 1일 경기도 화성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에서 열린 '더 뉴 C클래스 드라이빙 데이(Driving day)' 행사에서 직접 경험해 봤다.
시승에 앞서 차량 내·외부를 살폈다. '베이비 S클래스'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대형차인 'S클래스'를 작게 만든 것 같은 느낌이다. 차 앞부분이 길고 후미가 짧은(롱 노즈 쇼트 테일) 디자인이서 젊은 느낌이고 더욱 모던하고 간결해진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다. 지난 5월 부산모터쇼에서 브리타 제에거 대표이사가 특별히 강조한 것과 같이 실내 공간이 기존 모델에 확 넓어졌다.
디젤 모델인 'C 220 블루텍 익스클루시브'를 타고 트랙에 올라 '슬라럼(slalom)'을 먼저 해봤다. 꼬깔 모양의 '안전 콘'을 여러 개 세워놓고 지그재그 방식으로 콘을 지나가는 주행이다.
3시와 9시 방향으로 스티어링 휠을 꺾으며 천천히 나아갔다. 최소한의 핸들링으로도 방향 조절이 원하는 대로 이뤄질 만큼 부드러운 느낌. 안정적이고 묵직한 서스펜션은 거뜬한 코너링으로 이어졌다.
다음은 긴급 제동력 테스트. 시속 90㎞ 이상의 속도로 달리다가 스티어링 휠을 순간적으로 꺾으며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위험 상황을 감지하자 프리-세이프티(free-safety) 시스템이 작동해 안전벨트를 조여줌과 동시에 앞뒤 좌석 할 것 없이 내려가 있던 차창들이 자동으로 올라와 닫혔다. 또 오버 스티어링 때 스핀을 막아주는 전자장치 성능도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으로 42도 경사의 고속주회로(5㎞)를 경험해 봤다. 디젤차를 몰며 시속 220㎞까지 속도를 올렸는데도 소음이 생각만큼 심하지 않았다. 날렵한 주행감과 마치 매미가 고목에 달라 붙은 듯 안정적인 접지력 모두가 훌륭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메르세데스-벤츠 최초로 적용돼 운전 중 시선 분산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아우디 'A4', BMW '3시리즈' 등 경쟁차종과 비교해 다소 비싼 가격(4,860만~5,800만원)은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낄 만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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