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아파트 열풍이 불고 있다. 녹지비율이 높은 아파트 단지에서 쾌적한 삶을 누리려는 욕구가 커지고 있고 에너지 절감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려는 수요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회사들도 앞다퉈 아파트 단지에 친환경 기술과 설계를 적용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아파트 단지가 단순히 '사는 곳'을 넘어서 '누리는 곳'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 절감 아파트가 대세= 최근 입주하는 신규 아파트 단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절감 시설은 태양광 발전 시스템이다. 아직까지 태양광 발전으로 아파트 전체 전력을 감당하는 데는 무리가 있지만 단지 내 조경, 가로등 등 공용시설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경기도 용인시에 지은 '동천래미안이스트팰리스'는 태양광발전시스템으로 인공폭포, 생태동굴 등 다양한 수경공간에 필요한 전력을 대체한다.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해 대규모 수경시설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 단지 내 '열병합발전시스템'도 눈길을 끈다. 열병합발전은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긴 폐열을 모아 난방과 온수공급 용으로 사용된다. 대구 수성구 두산동 '수성 SK리더스 뷰'는 소형 열병합발전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에너지 사용량을 25% 줄여 비용은 최고 30%까지 절감할 수 있다.
풍력발전기도 아파트 단지 내에 등장했다. 현대건설의 반포 힐스테이트 단지 주변에는 소형 풍력발전기 2대가 설치돼 있다. 하루 5.6㎾h의 전력을 생산해 가로조명과 수목조명에 쓴다. 소형 풍력발전기로 절감되는 에너지는 연간 2,000㎾h 수준이다. 북한산 힐스테이트에는 보일러를 대체하는 연료전지 시스템도 들어갔다. 공기 중 산소와 수소가 결합해 물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기와 열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50평형 아파트를 기준으로 연간 약 103만원의 에너지 요금 절감이 가능하다는 것이 현대건설의 설명이다.
포스코건설은 서울 광진구 '더샵 스타시티', 송도 '더샵 퍼스트월드'등에 한 번 사용한 물을 다시 쓸 수 있는 '중수도'와 빗물을 활용하는 '우수(雨水)시스템'을 적용해 에너지 절감에 힘쓰는 중이다. 한화건설은 에너지저감형주택(ZeSH)기술을 서울 강남 보금자리 지구 A7블록 705동에 적용해 '40%에너지 저감 아파트'실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밖에 지열시스템을 통해 발생한 전기로 겨울철 도로를 얼지 않게 하거나 LED조명, 진공단열재 등 창호 시설을 활용한 에너지 절약 등도 최근 신규 아파트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 '그린'바람의 사례다.
◇아파트 단지 설계에 자연이 들어온다='그린'아파트 열풍은 에너지 분야에 그치지 않는다. 단지 내 녹지가 풍부한 자연친화 형 단지도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건설회사들은 조경을 통해 풍부한 수목을 단지 내 확보하고 있다.
처음부터 주변 자연을 훼손하기 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순응하는 아파트 단지 설계도 인기다. 이 때문에 단지 내 개천이 흐르는 아파트도 많아졌다. 인공적으로 개천을 조성하는 방법도 있지만 최근에는 주변의 물길을 그대로 활용하는 단지들도 선보이고 있다. 금호건설의 '신별내 퇴계원어울림'은 생태 면적률 50%, 자연지반 녹지율 24%, 조경 면적비율이 44%에 이르는 자연친화적 아파트다. 한라건설이 한강신도시에 분양한 한라비발디는 건폐율을 낮춰 녹지율이 무려 53%에 달한다.
◇건설회사들 '그린' 신기술 개발ㆍ마케팅에 힘써= 친환경이 아파트시장의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건설회사들도 시장 선점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대우건설은 국내 최초의 '제로에너지'체험주택인 '제너하임'을 열었다. '동탄 푸르지오 하임'한 가구를 체험형 제로 에너지 하우스로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제너하임'시공ㆍ운영을 통해 축적된 기술을 2020년 제로에너지 아파트 공급을 위해 쓸 계획이다. 현대건설도 별도의 태스크포스(TF)팀을 가동해 '친환경ㆍ저에너지 주택'건설에 힘쓰고 있다. 정부의 2012년까지 에너지 절감 정책에 따라 자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그린 힐스테이트관'을 통해 친환경 아파트 기술을 수요자들에게 알리고 있다. 삼성물산은 모둔 아파트와 건축물에 '친환경건축물인증'취득을 추진 중이다. 이중외피시스템, 물이용 효율화 기술, 생태배려설계 등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반포래미안퍼스티지 등에 적용했고 스마트 센서를 통한 에너지 사용량 분석, 공장 폐열을 이용한 에너지 절감, 플라즈마를 통한 석탄 가스화 등 '건물 또는 소형 도시단위 에너지 그리드 사업'인 'K-MEG'에 힘쓸 계획이다. SK건설도 태양광 모듈을 설치해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광 발전효율 최적화 기술', 에너지 저감을 목표로 일조시간과 일조량 등을 검토하는 '일조시뮬레이션시스템'활용으로 에너지 절감율을 2015년까지 70%까지 올리는 노력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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