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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원정응원단 카페운영자 '억대' 여행비 챙겨 잠적

브라질월드컵 원정응원단 카페 운영자가 1억원에 달하는 회원들의 여행경비를 들고 잠적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3일 김모(32)씨 등 피해자 17명에 따르면 모 포털에 개설된 원정응원단 카페 회원인 이들은 15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에서 에티하드 항공편을 타고 브라질 상파울루로 단체 출국할 예정이었다.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의 본선 조별리그 경기를 관람하려고 15박 16일 일정으로 짠 원정 응원 여행이다.

이들은 여행 일정을 총괄한 카페 운영자 박모(31)씨에게 항공·숙박·식사·교통·경기입장권·유류할증료 등 명목으로 1인당 550만원을 완납했다.

출국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이들은 출국 닷새 전인 지난 10일부터 박씨와 갑자기 연락이 끊겼다고 주장했다.

한 회원은 “여행경비를 입금할 때 확인차 받았던 박씨의 신분증 사본에 나와있는 주소로도 찾아가 봤지만 가족·지인들과도 연락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박씨가 숙박·교통 등과 관련해 현지 여행사와도 조율이 끝났다고 했으나 확인 결과 전체 대금의 10%만 입금된 상태였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회원은 “박씨가 항공권 대금조차 완납하지 않아 결국 오늘(12일) 여행사로부터 발권 취소 통보를 받았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김씨를 포함한 원정단 회원 17명은 각각 관할 경찰서에 박씨를 사기 혐의로 고발했다.

월드컵 원정응원단을 모집해 참가자들의 돈을 챙긴 뒤 연락을 끊은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외에도 조별리그 2차전에 맞춰 출발하기로 한 후발대도 있어 피해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울산에 사는 것으로 알려진 박씨는 지난해 11월 카페를 개설하고 원정응원단 모집을 시작했다.

당시 이 카페는 공식 응원단인 ‘붉은악마’를 제외하면 국내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원정 응원단을 꾸린 곳이어서 순식간에 회원이 5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 기업 등은 원정 응원단을 만들긴 하지만 대부분 자사 제품 구입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참가자를 모으거나 홍보대사를 뽑는 경우가 많다.

박씨는 이달 6일 공지사항란에 올린 글을 끝으로 카페에서 자취를 감췄다. 또 회원들과 연락이 끊긴 지난 10일 이후에는 카페에도 접속하지 않았다.

반면 게시판 곳곳에는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회원들이 ‘해외에서 출발해 합류할 예정이거나 추후 국내에서 출발할 예정인 사람은 절대 여행비용을 박씨에게 입금하지 말라’는 글을 올리고 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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