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용 경찰청장은 9일 기자간담회에서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의 대응이 미온적이었다는 지적에 대해 “보는 사람에 따라 (경찰이) 소극적으로 혹은 적극적으로 대응했는지 다를 수 있다”며 “미군이 한국인을 끌고 간다고 해서 그가 (한국계) 미군인지 등을 바로 판단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군 헌병의 불법 행위 여부, 우리 경찰의 (부실)대응 여부에 대해 조사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신장동 미군기지(K-55) 로데오거리에서 미군 헌병대가 순찰 중 주차 문제로 시비를 벌인 시민 3명에게 수갑을 채워 부대 쪽으로 약 150m를 연행했다. 당시 신고를 받고 도착한 우리 경찰이 미군에 수갑을 풀 것을 요구했으나 미 헌병들은 이를 무시하며 40여분간 실랑이를 벌이다 경찰의 계속된 요구 끝에 수갑을 풀어줬다.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미군 헌병이 위급 상황에서 한국 민간인을 연행하더라도 한국 경찰관이 오면 바로 넘겨야 하기 때문에 우리 경찰이 더 강력하게 대응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군이 과잉 대처를 했다는 비난 여론이 일자 제임스 서먼 주한미군사령관은 8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충격을 입은 분들과 지역사회에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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